“내년 철강산업 불확실성 확대 우려”..김경석 현대제철 마케팅사업부장

- 내년도 현대제철 특수강 양산체제 본격 가동 - 내년도 중국산 수입 확대 우려 - 미국 무역규제 대응..비미주 및 판매채널 확대 주력

2018-11-21     유범종 기자
올해 국내 철강산업은 무역제재 강화와 지지부진한 내수 경기로 인해 진퇴양난의 시기를 감내해야 했다. 각종 전망기관에 따르면 내년에도 이러한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 양대 고로사 중 하나인 현대제철 김경석 마케팅사업부장을 만나 위기극복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주]

▲ 사진: 현대제철 김경석 마케팅사업부장
Q> 올 한해 국내 철강산업은 수요 위축과 가격 급등락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올해 철강시장을 전반적으로 회고해 본다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A> 올해 국내 철강시장은 연초 이상 한파에 따른 건설용 강재 수요 감소와 미국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로 회고된다. 해외시장은 232조 영향으로 가격이 급등한 미국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중국의 철강가격은 감산 정책에 따른 공급량 조절 및 수요 호조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지속했으나 올해 하반기부터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하향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국내 철강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조선산업을 제외하고는 자동차 부진 심화, 건설투자 감소 등으로 수요 부진이 예상보다 심화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화 된 보호무역주의는 국내 철강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향후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Q> 올 한해 현대제철의 경영 성과와 주요 제품의 판매 실적은 어떠했나?

A> 올해 당사 3분기 누계 판매량은 16,243천톤, 매출액은 약 13조7,909억원을 기록했다. 봉형강 제품은 건설 시황 둔화로 전년 수준의 판매가 예상되며 판재류 제품은 조선용 후판 판매 회복 등으로 전년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현재 특수강 사업의 진척상황은 어떠한가? 특히 품질 확보에 문제는 없는지? 아울러 내년도 특수강 부문의 생산 및 판매 목표가 궁금하다.

A> 당사는 고품질의 특수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SIR(Initial Sample Inspection Report, 양산 전 초도품 승인보고서) 인증은 거의 완료된 상태다. 내년부터 양산체제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 정상적인 특수강 생산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동률 상승과 자동차용 판매 확대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Q> 통상 이슈가 여전히 뜨겁다. 특히 쿼터가 걸려있는 미국向 수출의 경우 내년도 어떠한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있는가? 또 미국을 제외한 타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 노력은 성과를 내고 있는지?

A> 올해는 미국向 수출의 경우 쿼터 제한이 있는 상황이지만 타사들과의 쿼터 물량 협의를 통해 미주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었다. 다만 내년 물량은 반덤핑, 상계 관세 조사 결과에 따라 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外 타지역 수출확대를 위해 신시장 개척과 선제적 수요고객 대응 기반 구축 등 수출 판매구조를 다변화하고 있으며, 지역별 일반재보다는 고급강 판매를 통해 경쟁력을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

Q> 통상 외에 내년도 국내 철강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특히 전반적인 수요 부진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상쇄 전략이 궁금하다.

A> 전망기관의 내년 2% 수준대 국내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국내 철강산업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보호무역의 강화와 미국發 금리 인상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도 철강 내수 및 수출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수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안정적인 물량확보와 수익중심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고부가 전략제품 판매 및 장기 계약 물량 확대로 수익을 안정화하고, 산업별 맞춤형 강종개발 및 기술 마케팅 등으로 고객사 밀착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 사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Q> 중국 철강시장은 국내 시장과 밀접하고 연동하고 있다. 내년도 중국 철강 수요와 가격 전망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아울러 중국發 이슈가 국내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는가?

A> 올해 중국의 철강수요는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다 최근 다소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내년도 중국 철강 수요는 미·중 무역마찰 영향 완화를 위한 지준율 인하, 인프라 투자 확대 등 내수 부양책을 통해 안정적 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공급 측면에서는 환경감산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물량 증가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도 중국 철강가격은 다소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중국의 고가 수출 정책에 따라 중국산의 국내유입이 대폭 줄었다. 내년도에는 위안화 약세 등으로 한국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국산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Q> 올해 현대기아자동차 실적 부진으로 현대제철 자동차강판에 대한 우려도 컸다. 내년도 자동차강판 시장 전망과 함께 적극 추진 중인 글로벌 수출 물량 판매 목표와 전략이 궁금하다.

A> 내년도 국내 자동차 생산은 주요 수출 지역의 판매 회복 지연 등으로 올해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보호무역주의 확산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 당사는 글로벌 자동차 판매 확대에도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당사의 글로벌 자동차 강판 판매량은 3분기 누계 기준 46만3,000톤을 달성해 전년동기대비 87% 신장된 판매량을 달성했다. 내년에도 글로벌 자동차사向 공급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며 유럽, 아시아, 미주 지역 등 다수 자동차 메이커에 공급을 진행할 계획이다.

Q> 주요 품목에 대한 가격전략도 궁금하다. 내년도 원료가격 향방과 함께 제품가격 흐름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가? 또 자동차강판과 조선용 후판 등의 가격협상은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가?

A> 올해 4분기부터 원료탄을 중심으로 철강원료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원료탄 가격은 연초 이후 약세에서 회복세를 보여 최근에는 톤당 220달러대에 근접하고 있고, 철광석 역시 최근 거의 70달러 수준까지 이르렀다. 향후 원료가격은 내년 상반기 중에는 안정화돼 약보합세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상승기조가 유지된다면 수요 시장의 상황을 감안해 가격인상 시도가 지속될 것이다. 자동차 강판과 조선용 후판 등의 가격 협상은 원료가격 변동분을 반영해 적정 수준의 협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Q> 현대제철이 냉연, 열연 등 하공정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과 투자 시기는 언제쯤으로 잡고 있는가?

A> 현재 결정된 바는 없다.

Q> 남북 경협으로 북한의 SOC 개발, 건설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제철이 경협 사업에서 성과를 얻기 위한 구체적 계획과 비전은 무엇인가?

A>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남-북-미간 정치 협의가 지속적으로 진행돼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이로 인해 당사도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다만 당사는 국내 최대의 건설용 강재 공급 업체로서 인프라투자, 건설투자와 관련해 다변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가장 빠른 협력이 기대되는 철도 및 도로연결, 개성공단 재개 등과 관련해 각각 철도 레일, 철근, 형강 등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전극봉 가격 폭등으로 전기로 원가 부담이 커졌다. 전극봉 생산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가 마땅치 않은 여건에서 전극봉 가격이 계속 고점을 유지하거나 더 오를 경우 특단의 대책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전극봉은 하반기 이후 가격 하향 안정화 보였으나 중국의 동절기 생산변화가 미치는 영향이 있다. 하지만 현재 가격의 고점인식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극봉 절감 방안을 강구해 구매처 다변화 등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

Q> 이 밖에 국내외 연관업체 및 고객업체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이 있는가?

A> 현대제철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고객사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의 경쟁력이 곧 현대제철의 경쟁력임을 명심해 고객의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소재를 공급하는 동반 성장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전 임직원의 열정과 지혜를 모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