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진단] 철 스크랩 폭락 제강사 입장은?

- ´아직 끝이 아니라는데 공감´ ... 남부 제강사 수입 아직 많이 남아 - "폭락의 답은 일본이 줄 것" - 12월 중하순 돌발변수 출현 여부 주목

2018-11-15     손정수 기자
남부지역 제강사들의 가격 인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주 두 번의 인하와 3주간 4만원이라는 기록적인 하락을 접한 유통업계에서는 바닥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남부 시장의 가격 급락에 대한 주요 제강사 구매팀 관계자들의 진단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이번 인하가 끝인가?”

”아직 바닥이라고 얘기하기 이르다. 더 떨어질 것 같다”는 것이 제강사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제강사 구매팀들은 이번 남부지역의 가격 폭락은 일본 철 스크랩 시장의 가격 하락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즉 일본의 철 스크랩 내수가격 하락이 멈춰야 남부도 하락을 멈출 요인이 생긴다는 것.

제강사 관계자는 “아직 일본에서는 하락 신호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의 수출 거점인 관동지역의 FAS 가격은 톤당 3만2,000엔(H2) 이하로 하락했다. 동경제철 우츠노미야공장의 특급(H2) 구매가격은 톤당 3만4,500엔으로 FAS가격과 차이가 크다. 동경만 일대 가격이 먼저 하락 중이다. 아직 바닥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공급과잉 아직 끝이 아니다”

가격 하락의 또 다른 이유는 수입이다. 제강사 관계자는 “일본 요인도 있지만 남부 제강사의 수입증가도 폭락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강업계에 따르면 11월들어 대한제강과 YK스틸이 이미 6,000톤 가량 수입을 마쳤고, 한국철강도 1만톤 가량 수입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평상시보다 많은 수입이 제강사 가격 인하의 든든한 동력이 되고 있는 것.

남부 제강사의 수입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YK스틸은 12일부터 2,000톤의 철 스크랩을 하역중이다. 또 20일까지 하역이 예정된 3개 카고 총 8,600톤이 하역 대기 중이다. 대한제강은 21일까지 2개 카고 6,000톤이 역시 하역 대기 중이고, 한국철강은 20일경 2,000톤의 철 스크랩 하역을 시작한다.

국내 철 스크랩 물동량까지 늘어난 상태에서 평소보다 많은 수입이 이어지고 있는 것. 최소한 이달 말까지 제강사 야드는 철 스크랩 재고 과잉의 몸살을 앓을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제강사들은 12월까지 계약량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 내년 초까지 시장 반전 없다?”

전기로 제강사 구매팀들은 당분간 상승 반전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로 갈수록 철 스크랩 소비도 줄어드는데다 YK스틸의 설비 보수, 뒤를 이어 한국철강이 2월에 대규모 보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동절기 소비 감소가 예정돼 있어 제강사로선 철 스크랩 수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적게 보고 있다.

제강사 구매팀들이 우려하는 것은 역시 수입이다. 최근 일본 철 스크랩 수입 계약이 중단됐다. 10월 하순부터 국내 물동량이 늘어난데다 일본 내수 가격이 폭락 한 것이 원인이다. 남부 제강사의 경우 전통적으로 야드가 좁고 국내 철 스크랩 만으로 수요 충당이 원천적으로 어렵다. 가격 불문 적정량 수입이 되지 않는다면 다시 공급부족에 따른 폭등 장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강사 관계자는 “11월은 상승 요인이 제로다. 12월은 아직 유동적이다. 가장 큰 변수는 남부 지역 제강사의 수입 규모가 될 것이다. 이들 제강사들이 국내 철 스크랩 가격 폭락으로 수입을 중단하거나 줄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소수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가격 하락이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도 나와 주목된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대세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하락은 내년 제품 경기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가격하락이 장기화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인하로 남부 제강사들의 중량A 구매가격이 37만원대로 하락하게 된다. 내년 중반에는 심하면 3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격을 떠나 철 스크랩을 둘러싼 환경 중 폭락 요인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격 폭락 때문에 우리도 힘들다!”

제강사들은 가격 폭락에도 불구하고 곤혹스러운 입장을 피력했다. 예상보다 많이 하락하면서 재고가 급증해 재고 비용이 늘어난 것. 또한 단기 폭락으로 관련 납품업체들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고민 거리다.

제강사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부터 폭락 가능성에 대해 경고를 해 왔다. 또 재고 조정을 요청해 왔다. 대부분 재고 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단기간 크게 하락해 납품업체들의 손실도 상당하다. 이에 대한 고민도 크다”고 설명했다.

제강사들은 현 가격 폭락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데 공감대를 보였다. 그리고 그 끝은 일본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