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유통업체들의 밀린 10월 숙제, ´마감 價´

-10월 유통가격 조변석개 -제강사 가격 견인에 반응없던 유통업체, ´발등에 불´

2018-11-09     성지훈 기자
11월 시장 상황과는 별개로 유통업체들에겐 아직 해결하지 못한 커다란 숙제가 남아있다. 10월 마감이다.

10월 철근 유통가는 그야말로 조변석개 했다. 매주 유통가격이 변화했다. 철근 가격은 10월 첫 주, 톤당 68만 원에서 출발해 기준가 협상이 타결된 4주차에는 톤당 72만 원까지 올랐다. 한 달 사이에 철근 가격의 변화가 4만원에 달했다.


제강사들은 10월 중에만 두 차례의 마감가 인상을 통고했다. 시중 가격 상승을 견인하기 위한 의도였다. 현대제철은 10월 10일, “11일부터 출고되는 철근은 71만 원, 18일부터는 72만 원에 마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4일에는 “25일 출고분부터는 73만 5천 원”이라고 통고했다.

동국제강도 이에 발을 맞춰 마감가를 인상했다. 동국제강은 25일 출고되는 철근부터 73만 원에 마감하겠다는 입자을 밝혔다. 유통할인 외에 추가 할인은 없다는 원칙마감 기조를 밝히기도 했다.

10월 철근 판매는 가격이 낮았던 월초에 더 몰려있다. 6개 제강사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10월 2주까지 44만 톤 가량을 팔았고 3주와 4주차에는 38만 톤 가량을 팔았다. 가격이 조금 더 낮았던 월 초의 시장상황을 반영한 결과기도 하지만 동시에 10월 말에는 품귀현상이 너무 심해 판매가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도 작용한 수치다.

유통업체들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제강사가 제시한 가격으로 원칙 마감이 진행되면 필연적으로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10월 2주까지 시중 유통가가 69만 원에 머물렀고 제강사의 마감가가 71만 원이면 단순계산으로도 톤당 3만 원의 적자라는 결과가 나온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제강사가 제시한 원칙 마감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0월 한 달동안만도 가격이 널을 뛰었던데다 원하는 만큼의 물량이 공급되지 않아 매출을 제대로 올리지도 못했는데 마감만 원칙적으로 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선 제강사들이 정말 원칙마감을 진행한다고 해도 그걸 수행할 수 있는 유통업체가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만약 정말 원칙마감을 진행하면 유통업체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제강사는 “유통업체들이 자초한 부분도 없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10월 내내 재고가 부족했고 기준가 협상을 통해 가격이 오를 것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저가판매를 통해 매출을 보전하려는 근시안적 태도가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제강사들은 현재 마감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날짜 별 철근 가격을 선고지한 업체들은 ‘고지한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격의 변폭이 컸던 만큼 가격의 평균을 내서 마감을 진행하겠다는 업체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것이 됐든 10월 유통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세금계산서가 발행될 공산이 크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일단 원칙 마감을 하더라도 향후에 수익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라도 담보하지 않으면 혼란스런 시장상황의 모든 부담을 유통업체들이 떠안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