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재고 부족현상 지속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다"

- 6대 제강사 재고 12만 수준까지 줄어 - 당분간 재고 부족 현상 지속될 듯

2018-11-08     성지훈 기자
“기우제라도 지내고 싶다” 제강사 관계자들은 내리는 비마저 반갑다. 공사현장이 멈춰서야 재고를 조금이라도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공공장은 물론 공사현장에서 걸려오는 철근 좀 달라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이제 실무자들 뿐 아니라 더 윗선까지도 전화가 걸려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건설사 임원들이 제강사 철근 재고를 일일이 파악하고 다니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재고 부족현상이 빚어내는 진풍경이다.

8일 현재 대한제강을 제외한 6개 제강사 재고는 12만 톤 남짓이다. 대한제강의 재고를 포함해도 15만 톤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3, 16, 22㎜를 가리지 않고 품귀를 일으키고 있다. 12월 중 가동중단을 예정하고 있는 YK스틸이 재고 비축에 나선 것도 공급부족에 손을 보탰다.

반면 판매는 원활하다. 6개 제강사는 11월 첫 주에만 20만 톤 이상을 팔았다. 남은 가을 동안의 공사 일정이 바투게 진행되는데다 재고 현황에 대한 불안으로 건설사와 유통사들이 있는대로 철근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고 부족으로 가격 방어 효과가 자연히 일어나고 있다. 최근 철 스크랩 가격이 낮아지면서 가격이 얼마간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8일 오전을 기준으로 철근 유통 가격은 톤당 72만 원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통상적으로 철 스크랩 가격이 내려가면 철근 가격의 고점 인식이 형성되면서 매도가 늘고 가격이 하락해 왔지만 현 상황은 압도적인 재고 부족 현상으로 가격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당분간 재고 부족과 공급 차질 현상이 개선될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막바지 건설공사가 한창인 와중에 11월 중으로 비소식도 없어 공사 진척은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철근의 소모가 계속된다.

더구나 12월 10일부터 열흘간 가동을 중단하는 YK스틸이 재고량 조절에 나서면서 11월 중순 이후 출하량을 조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제철의 임단협도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또 다시 파업 등 생산 차질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재고 문제가 모든 이슈를 다 잡고 있는 시황”이라며 “재고부족 현상이 이어지면 유통 업체들이 정상적인 영업을 계속해나가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