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업계, 4분기 가격 인상만이 살 길

- 스크랩 이어 전극봉에 바나듐까지, 원부자재 가격 급등 지속 - 제품 판매 가격 인상 노력 불구 수요업계 반응 여전히 냉담

2018-11-05     유재혁 기자
● 1~3분기 수익성 크게 낮아져

지난 상반기까지 이미 국내 특수강업체들의 수익성은 크게 낮아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특히 매출액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이익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고스란히 증명하듯 지난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세아베스틸의 수익성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세아베스틸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3분기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회사측이 공시를 통해 발표한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8,273억 원으로 전기 대비 1.5%가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7.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결국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역시 올해 3분기에는 2%로 낮아지며 올 2분기에 비해 2.2% 포인트가 낮아졌고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3.9% 포인트나 낮아졌다. 3분기 누계 영업이익률 역시 올해는 3.5%에 그치면서 지난해 6.6%에 비해 3% 포인트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측은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원부재료 가격 상승분을 판매단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부 제품의 판매 단가 인상이 이뤄지면서 매출액이 증가했으나 전극봉과 합금철 등 원부재료 가격 상승분을 판매단가에 제대로 전가하지 못한데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 원부자재 비용 부담 고스란히

특히 특수강 전기로 제조업체들의 경우 가격 인상을 제대로 실시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한국철강협회가 집계한 품목별 수출입실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전극봉의 평균 수입단가는 톤당 2,391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하더니 올 초에는 그 두 배가 넘어서는 5,466달러까지 높였다. 이후에도 더 치솟기 시작해 지난 9월에는 1만1,835달러로 지난해 초에 비해서는 4.9배, 1년 전에 비해서도 2.5배나 상승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10월 이후 수입단가에 대해서는 톤당 1만3~4천 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제조원가에 대한 부담이 지속적으로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특수강 부자재라 할 수 있는 바나듐 역시 만만치 않은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집계한 바나듐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초 파운드당 5.17달러 수준이던 것이 급등세를 지속하면서 최근에는 24.3달러로 급등해 4.7배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연말로 갈수록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수강 전기로 업체들의 제조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특수강 전기로 업체들의 원부자재 및 제조원가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반면 이를 판매단가에 반영하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극봉의 경우 자동차업체와의 납품단가 협상 포뮬러에 가격 조정 요건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보니 아예 상승분에 대한 요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바나듐의 경우 엄연한 부자재인 만큼 적극적인 가격 인상에 나서고는 있다지만 아직 상승분을 전부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한계를 드러내는 듯한 모습이다.

● 적극적인 가격 인상 나서고 있지만 ······

결국 특수강업체들은 가격 인상외에는 수익 개선 방안이 아예 없는 상황이라며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실제 세아창원특수강은 공구강 가격 재인상에 나설 계획이다. 인상 품목은 공구강STD11, 공구강STD61 등이며, 인상폭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 11월초 정도에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세아창원특수강은 지난 7월 공구강 판매가격을 인상한 바 있으나, 당시 원부자재 가격이 kg당 1,000원(STD 61기준) 이상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수요산업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원가 상승분 가운데 일부만 판매 단가에 반영해 공구강 STD11 kg당 200원, 공구강 STD61 kg당 300원 인상한 바 있다.

그러나 페로 바나듐(Vanadium)의 가격 급등과 단기간내 바나듐 수급, 가격 안정화를 기대 할 수 없고 자체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원가상승에 따른 손실발생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 판단해 공구강 판매단가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특수강 업계 관계자 역시 3분기까지 지속된 원부자재 가격 상승분 영향으로 수익이 크게 낮아졌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격 인상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수입재 가격 하락과 건설 중장비용 수요를 제외한 주요 수요산업의 회복 지연, 수출 확대 한계와 재고 확대 등 여전히 시장 여건이 좋은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수강 제조업체들은 수익 개선을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해야만 하는 입장이라며 가격 인상의지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어 4분기 가격을 놓고 제조업체와 유통 및 수요업체간 적지 않은 눈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