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정우 회장, 앞으로 2년의 방향은?

- 취임 이후 ‘실질 · 실행 · 실리’, ‘3實’ 행동강령 부합하는 행보 보여 - 저수익 사업 정리 및 주주이익가치 극대화 등 앞세워 안정적 기반 구축

2018-11-02     유재혁 기자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권오준 전임 회장의 자진사퇴로 바통을 이어받은 최정우 회장이 개혁과제 발표를 앞둔 가운데 향후 포스코의 방향성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최정우 회장이 개혁과제를 통해 포스코를 어떻게 경영해나가려 할 것으로 예상되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 취임사를 하고 있는 포스코 최정우 회장
● ‘With POSCO’보다 ‘실리’에 치중?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새로운 경영비전으로 ‘With POSCO’를 내세웠다.
지난 7월말 최정우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기업이 단순히 이윤을 창출해 내는 경제 단위가 아닌 사회적 책임을 완수해 가는 ‘기업시민’으로써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제철보국’의 신념을 바탕으로 지난 50년을 달려온 포스코가 이제는 사회와 공존 공생 가치를 추구하는 전략으로 성장해 가야 한다며 새로운 경영 비전으로 ‘With POSCO(위드 포스코)’를 제시한 것.

일부에서는 재무출신 최고경영자라는 주변의 선입견을 불식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선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향후 포스코의 사회적 책임과 활동에 기대를 거는 모습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아직 개혁과제가 발표되기 이전이지만 최근까지 철강업계의 시선은 취임시 경영 비전으로 내세운 ‘위드 포스코’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전임 권오준 회장시절부터 이어져온 내수시장에서의 적극적인 시장 비중 확대가 지속되면서 고객사이자 경쟁사인 냉연단압밀들의 볼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 포스코의 경영이념과 비전 및 개혁방향

● 적극적인 재무관리 지속 가능성 높아

포스코는 지난 3분기 매출액은 물론 영업이익과 당기순익 모두 2012년 이후 최대 분기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높은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이전과는 다른 주주친화적인 배당정책을 이사회에서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오준 회장시절까지만 하더라도 개선된 경영실적에도 불구하고 연간 8,000원 수준의 현금배당 원칙을 고수하면서 구조조정과 미래 경쟁력 차원에서 다소 소극적인 배당정책을 지속해왔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보다 적극적인 주주친화적인 배당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현금배당액의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앞세워 저수익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역시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정우 회장은 전임 회장 시절 가치경영센터장직을 수행하며 포스코그룹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었다는 의견이 많다.

더불어 현재 가치경영센터장인 전중선 부사장 역시 재무통으로 익히 알려진 인물인 만큼 개혁과제를 통해 자세히 나타나진 않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마그네슘을 비롯한 포스코 그룹내 저수익 사업 등에 대해 이전과 같이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현장 중심의 경영 강화

포스코 전임 회장들은 대체로 공대를 졸업해 포스코 생산 현장 및 연구소 등을 거친 인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정우 회장의 경우 재무실장과 정도경영실장, 가치경영센터장 등 현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업무를 해온 인물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결국 철강산업 현장의 프로세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철강업 전문가’라는 이력을 강조한 점도 이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란 입장이지만 현장 중심의 업무체계 재편을 위해 수주공정을 비롯해 제품서비스, 솔루션마케팅 등 생산현장 관련 부서들의 포항 및 광양제철소 이전 배치 역시 이 같은 현장중심의 경영의지를 내비친 연장선상이 아니겠느냐는 이야기가 많다.

현재 포스코의 높은 수익성과 이익을 보장해 준 것이 결국 현장과 마케팅이 함께 만들어낸 월드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 그리고 독보적인 철강 기술력임을 부정할 수 없는 만큼 포스코의 생산 현장 강화 움직임이 향후에도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카드로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장인환 사장을 포스코 철강부문장으로 선임하며 포스코의 경영을 맡기고 자신은 포스코 그룹의 경영을 책임지도록 한 결정 역시 이 같은 현장 중심의 경영을 위한 의지를 내비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번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 이후 대표 교섭단체로 결정되는 노조와 어떤 관계를 형성해 나가느냐도 향후 포스코 최정우 회장 체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임 회장들은 경험해 보지 못한 노조와의 협력 모색이 과연 최정우 회장에게 어떤 변화를 불러올 것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지난 9월 제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사진출처 = KBS 9시뉴스 9월 18일자 리포트)

● 적극적인 정부 정책 협력의지 내비쳐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취임 이후 달라진 여러 움직임 가운데 하나는 바로 정부 정책이 적극적으로 협력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우선 취임 당시에도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대북 관련 사업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으며 이후에는 남북경협 TFT 구성과 운영, 그리고 지난 9월에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여기에 9월초에는 다른 국내 대기업들에 이어 포스코도 철강사업 고도화, 신성장 사업 육성, 에너지 인프라 사업 확장 등을 위해 2023년까지 45조원을 투자하고 2만 명을 신규 고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일부이긴 하지만 이번 서울사무소 직원의 포항 및 광양 등 현장 전환배치 역시 지역경제 활성 차원을 위해서도 일부 검토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만큼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조 성장 그리고 남북 경협으로 연결되는 정부정책에 앞으로도 최정우 회장이 적극 협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100대 개혁과제에 다 담길 것”

결국 발표를 앞두고 있는 포스코의 ‘100대 개혁과제’에 최정우 회장의 청사진이 다 담길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기존 취임사 등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사내교육과 신고센터 운영 등을 통한 갑질 근절 대책과 함께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과 신뢰구축 전략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 재편과 관련해서는 양극재와 음극재 등 2차전지 사업 통합과 곡물 트레이딩 등 식량사업, 베트남 등 전략국가에서의 건설사업, 포스코 서울 사무소 근무자의 인력 재배치 방안을 비롯해 신사업 발굴 총책임자를 외부 전문자로 영입하겠다는 언급에 대한 인사가 이뤄질 것인지 관심이 높다.

여기에 중소 협력사와의 베네핏 쉐어링 제도 확대와 포항, 광양 지역에서의 벤처밸리 육성을 위한 1조원 규모의 벤처펀드 조성 계획 그리고 3분기 기업설명회를 통해 발표한 주주신뢰 구축을 위한 배당정책 변화 여부도 개혁과제에 포함될 것인지도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