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전망-열연] 힘겨운 버티기 ‘시계 제로’

- 10월 회고: “호가만 오르고 거래가 없다” - 11월 전망: 가격 현실화 가능한가?

2018-10-30     유범종 기자
▲ 10월 회고: “호가만 오르고 거래가 없다”

국내 열연 유통시장이 힘겨운 10월을 보냈다. 대형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익성 압박이 커지면서 적극적인 호가 인상을 추진했으나 극심한 수요 침체 탓에 좀처럼 반영은 더딘 흐름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10월 열연시장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거래 부진이 이어졌다. 자동차, 건설, 가전 등 주력 수요산업의 일감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열연 물동량은 바닥에서 움직였다. 특히 징검다리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축소까지 겹치면서 업체들의 매출 압박 부담은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 스틸데일리 DB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유통업체들의 적극적인 판매가격 인상도 더딘 속도를 보였다.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유통업체들은 톤당 2~3만원 수준의 호가 인상을 적극 추진했으나 실질적인 시장 반영은 제로에 가까운 상태를 보였다. 10월 말 기준 중국산은 톤당 69~70만원, 포스코 GS강종은 톤당 70~71만원 선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수요가 꺾인 가운데 중국發 가격 약세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 동안 중국 수출가격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던 부분은 국내 유통가격 하락을 저지하는 가장 큰 동력이었다. 그러나 10월 중국 2급 밀들의 한국향 열연 수출가격은 톤당 560~570달러(12월적, CFR기준) 내외로 심리적인 저지선이었던 600달러가 깨졌다. 이에 따라 유통가격의 상승동력은 더욱 약화된 상황이다.

▲ 스틸데일리 DB

국내 열연 코일센터들은 재고원가가 크게 오른 반면 시중가격 반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큰 폭의 적자판매를 감수하고 있다. 국내 열연 생산업체들은 10월에도 공급가격 인하는 불가하다며 동결정책을 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 11월 전망: 가격 현실화 가능한가?

11월 열연시장의 가장 주요 화두는 시중가격 향방이다. 특히 대부분의 업체들이 적자 폭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가격 현실화에 나설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내 생산업체들은 10월에 못 올린 가격을 11월에는 적극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양사는 원료가격 급등에 따른 생산원가 확대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수요 침체로 시장재고가 적체되어 있는 것을 고려하면 11월 자동차용, 강관용 등 소재뿐만 아니라 건설, 가전, 기계산업 등의 수요업체들이 얼마나 재고확보에 적극적으로 움직일지 여부에 따라서도 시중가격 등락이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료가격 향방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플랫츠(Platts) 자료에 따르면 주요 고로 원료인 국제 원료탄 수출가격은 10월 말 톤당 220달러(FOB, 호주 Peak Downs Region 강점탄 기준) 전후를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40달러 이상 올라간 가격대이나 향후 중국의 원료 생산 제한 등의 이슈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동기간 중국에 통관된 호주산 철광석(61.5% 분광)도 톤당 72달러로 연중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10월 이후 원료가격이 강세를 띠였던 것을 고려하면 당분간 반등 분위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국제가격의 바로미터인 중국 수출가격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해 보인다. 10월부터 대대적인 동절기 감산에 돌입한 중국 밀들이 11월 수출가격 정책을 어떻게 펴나갈지 국내가격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