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철근 수입 시장

-잇단 고가오퍼…"적자감수 또는 수입포기"

2018-10-16     성지훈 기자
침체 중인 철근 수입 시장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10월 선적 수입철근은 시중 거래가보다 높은 고액의 오퍼가를 제시했다.

현재 중국-대만산 철근은 톤당 66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본산은 67만 원 정도다. 하지만 중국 사강은 최근 11월말적 물량의 오퍼가격을 SD400 10㎜ 기준 톤당 600달러로 제시했다. 한화로 70만 원을 넘어선다.

중국의 한국향 철근 중 가장 저가로 오퍼를 낸 영강의 경우도 원가가 68만 원에 이른다. 현재 수입철근 유통가를 감안하면 이 역시도 무턱대고 쫓기 어려운 금액이다.

일본산도 높은 오퍼가 나왔다. 조난, 치요다, 호쿠에츠 등 일본 철근사들은 한국행 철근 가격으로 6만 8,000엔(CFR)을 제시했다. 한화로 68만 7,800 원 가량이다.

철근 수입업체들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그동안은 매출량을 위해서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철근을 들여올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떨어지는 수익을 감당해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철근 수입업체 관계자는 “매출과 자금회전을 생각해서 수입을 지속하겠다고 단순히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적자감수와 수입포기 중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산 철근 오퍼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 40달러나 상승했다. 하지만 유통가는 전년 동월과 같다. 거래가 불가능할 정도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입 물량도 극심히 적어졌다. 수입 시장 침체의 악순환이 만들어진 것이다.


갈 곳이 없어진 수입업체들은 영강이 내놓은 저가 오퍼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국산 철근가격이 어느정도 오르면 영강이 제시한 가격은 팔아볼만 하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그 역시도 ‘기분좋은 상상’에 그칠 공산이 크다. 국내 철근 시장 시황이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두 달 후의 미래를 점쳐서 물량을 확보하는 모험을 감행하기엔 부담이 크다.

중국산 철근 수입량이 감소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늘어난 일본산 철근의 경우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일본산 수입철근가는 현재 67만원 가량이지만 오퍼가는 6만 8,000엔 가량으로 한화 68만 원 이상이다. 유통가보다 많은 오퍼가격이긴 중국산과 마찬가지다. 수입업체들은 6만 3,000엔까지 가격 협상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강은 건축용 강재 판매가격을 전품목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이후 지속적인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입업체 관계자들은 중국 내수시장의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수입 철근 오퍼가격은 앞으로도 당분간 고가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수입 철근 시장에 마땅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