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강관동향] 성수기 체감 ‘제로’..버티기 총력전

- 구조관 가격 인상 실패..원가부담 ‘허덕’ - 수요 회복 여부 및 소재가격 등락 최대 변수

2018-10-13     유범종 기자
국내 강관시장이 제대로된 성수기 효과를 누리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극심한 수요 부진과 매출 경쟁이 지속되면서 힘겨운 시간을 감내하고 있다. 다만 재고손실이 확대되면서 단기간내 시장 반등의 시점을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다.

▲ 스틸데일리 DB
현재 구조관 메이커들은 9월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단가 인상분을 적용하지 못한 채 시장에 끌려가고 있는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5% 내외의 단가 할인율 축소는 사실상 실패로 끝난 것으로 파악된다.

구조관 가격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은 매출 축소다. 그 동안 강관사들의 생산량 감축으로 재고는 안정화된 상황이나 9월 추석연휴에 이어 10월에도 징검다리 연휴가 겹치면서 대부분의 업체 매출이 약 20~25% 가량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매출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저가에라도 물량을 소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강관사들이 지난 6~7월 단행한 단가 인상은 7월 포스코의 소재가격 인상으로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포스코가 8월에도 톤당 1~2만원 내외의 추가 인상을 강행했으나 강관 시중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면서 당분간 원가부담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공급 축인 중국산도 고가의 수입통관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 통관되고 있는 중국산 열연은 톤당 610~620달러(CFR기준) 내외로 연중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뛰면서 실질적인 수입원가는 대폭 늘어났다.

강관사 관계자는 “크게 오른 소재가격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내부적으로 원가부담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 적자 폭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구조관 생산업체들은 10월 시장은 최대한 버티고 11월 다시 한번 가격 반등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수요 회복 여부와 소재가격 등락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배관재 수출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미국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말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 수입되는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 쿼터제에 대해 미국 산업 상황에 따라 선별적인 면제를 허용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강관 최대 수출국인 미국은 지난 5월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수출 쿼터제 시행을 본격화했다. 판재류의 경우 전년대비 111%의 상대적으로 높은 쿼터를 확보했으나, 주력 수출품인 강관류는 전년대비 약 절반 수준(104만톤) 밖에 쿼터를 확보하지 못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향후 미국향 강관 수출이 품목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해석된다. 당분간 배관재를 중심으로 한 국내 강관 수출업체들은 미국 수요업체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최대한 수출품목에 대한 예외 판정을 받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