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이 결국 철 스크랩 잡나?

- 추석 연휴 가동이 철 스크랩 하락 기조 ´찬물´ - 수도권 제강사 철 스크랩 지원도 ´무용지물´ ... 남부 철 스크랩 유통, "바닥 확인" - 수도권 제강사 " 이 상황이면 추가 인하 생각 못해"

2018-09-28     손정수 기자
철근이 결국 철 스크랩을 잡았다. 추석 연휴 일부 제강사의 철근 공장 가동이 하락 조짐을 보였던 철 스크랩 가격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남부의 대한제강과 YK스틸은 빌릿 부족과 같은 각자의 이유로 추석 제강공장을 가동했다. YK스틸은 추석 제강공장 가동에 대비해 일찍부터 가격 인하 언급이 없었다. 반면 대한제강은 9월 21일 인하 계획을 12일에 발표했다. 그러나 인하 시점인 21일이 임박하자 인하 계획 번복 등 우여곡절 끝에 추석 후로 인하를 늦췄다. 그러나 28일에도 인하 소식은 없는 상태다.

대한제강은 녹산공장 전기로를 추석 연휴 휴무 없이 가동을 했고, YK스틸은 추석 연휴 4일 중 이틀을 가동해 철 스크랩 재고가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제강사는 지난 7월에 이어 이번 추석에도 경쟁 제강사로부터 일본 철 스크랩 2카고를 빌렸지만 추석 연휴 가동에 따른 수급 불균형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남부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은 제강사의 가격 인하는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가격을 인하한 제강사들도 최근 입고량이 크게 줄어 다음주 인상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하를 하지 않은 제강사들은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지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현대제철 동국제강에 이어 한국철강이 인하를 했지만 다른 제강사들의 동결 및 인하 포기로 시장은 바닥만 확인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인하를 검토했던 제강사들도 인하 포기가 늘고 있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인하를 검토했지만 경쟁 제강사의 인하 번복과 유통량을 고려 할 때 인하 할 시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 수도권 추가 인하에도 찬물?

수도권 제강사들도 남부 제강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수도권 제강사 관계자는 “수도권은 인하 준비가 됐다. 재고도 많고 유통량도 많다. 추가 인하도 가능하지만 남부 상황 때문에 인하를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공장 보수와 더불어 10월에도 미국 대형모선의 도착이 예정돼 있다. 수급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추가 인하는 어렵게 됐다는 것이 수도권 제강사들의 불만이다. 지난 9월 14일 인하로 남부와의 가격차이가 2만원 정도로 벌어졌고, 추가로 인하를 할 경우 3만원으로 가격차가 확대 될 것이라는 부담감 때문이다.

일부 제강사의 추석 연휴 가동이 제강사에 기회손실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추석 휴무를 통해 수급 안정을 기했을 경우 최소 2주 길게는 3주간 하락한 가격대에서 움직였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달 국내 철 스크랩 거래량은 140만톤이다. 2주간 인하한 가격만 유지해도 70억원의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즉 인하를 못해 그만큼 기회 손실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기로 제강사들은 전극봉 가격 상승분 반영이 늦어지면서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 적정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선 철 스크랩 가격 인하를 통한 롤 마진 확보가 절실하지만 점차 물 건나 가는 분위기다.

전기로 제강사들은 전극봉과 철 스크랩에서 받는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한편 남부 제강사의 중량A 구매가격은 인하 한 업체들이 톤당 39만5,000원, 인하하지 않은 업체들이 40만5,000원 전후에서 구매 중이라는 것이 지역 유통업체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