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전망] ´보이나요 추석?!" "1월 재연은 없다!"

- 폭염 폭우 태풍 뚫고 계획된 출하 마쳐 ... 미래 불안감에 가공 철근 가격 약세

2018-09-05     손정수 기자

■ 8월 다시보기 : 탄탄한 수요와 제강사의 불안감

다사다난이라는 말은 연말에나 쓰는 말이 아니었다. 8월 철근 시장이 다사다난 그 자체였다. 8월 초에는 폭염과 휴가가, 8월 중순에는 태풍이 갈 길을 막았다.

8월 초순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공사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폭염 기간 현장의 철근 온도가 50℃를 넘었다는 말까지 들린다. 8월 둘째주에는 폭염에 더해 타워크레인 등 건설현장의 휴가가 겹쳤다. 이 때문에 재고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8월 셋째주 6개 제강사의 철근 재고가 20만톤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23일 조사에서는 다시 줄었다. 그만큼 철근의 수급이 타이트하다는 반증이다.

8월 넷째주에는 태풍 솔릭이 한반도 남부를 관통하면서 철근 소비가 일시 멈췄다. 공사현장이 태풍에 대비해 구매를 중단한 것. 가공 공장 중심으로 출하가 이어졌다. 태풍 솔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면 다시 철근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철근 유통 가격은 제강사의 가격 인상에 영향을 받아 8월 말 기준 시중 가격이 68만원까지 올랐다. 제강사의 공식 출고가격 턱밑까지 상승한 것이다.

8월 오퍼 수입 철근은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약하다. 일본산 철근의 경우 오퍼가격이 톤당 6만3,000엔(소형 CFR)이다. 판매 가격이 68만원은 되어야 적자를 안보는 구조다. 수입업체로선 일본산 철근이 도착하는 10월 가격이 어떨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수입산 철근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 국산 중심의 시장 이어지고 있다.

견고한 것으로 보이는 국산 시장에도 균열의 조심이 나타나고 있다. 가공 일감이 부족한 특정 제강사의 저가 가공 수주로 시장이 시끄럽다. 저가 수주 건수는 3~4건에 불과하지만 제강사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일부 제강사의 저가 수주를 낳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제강사들은 저가 수주를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경쟁 제강사의 인내심이 계속 이어진다면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인내심에 한계를 드러내면 상황은 급 반전 될 수도 있다. 특정 제강사의 저가 수주 소식이 시장을 강타하면서 유통업체들의 할인 요구도 크게 늘었고, 늘어난 만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주요 제강사들은 타이트한 수급에 기대어 요지부동이다.

■ 9월 미리보기 : “추석 제2의 설날이 안 되어야”

9월 달력을 넘기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있다. 9월24일~26일 추석 휴무다. 연초 설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기다리는 명절인 추석이 9월에 있다. 그러나 추석을 바라보는 철근맨의 얼굴이 밝지만은 않다. 연초 설의 악몽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연초 설 연휴에도 불구하고 일부 제강사의 가동으로 철 스크랩 수급 불안과 철근 재고 증가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설 이후 수요가 회복되었으면 다행이지만 한파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철근 수요가 뚝 떨어진 것. 이 때문에 제강사의 재고는 급격히 증가했고, 철근 가격은 반대로 뚝 떨어졌다. 상반기 철근 제강사의 수익 악화의 원인이 됐다. 감산 등 각종 가격 부양책을 써서 간신히 가격을 적정 수준에 올려 놓았던 기억이 새록하기 때문이다.

9월 추석 연휴 기간 대부분의 제강사들은 휴무를 진행할 예정이다. 환영철강이 경우 설비 보수까지 겹쳐 가동 중단이 좀더 길어질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8월 24일 현재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가동을 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폭염이 있을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연초 처럼 계절적 수요 침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추석 연휴를 전후한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는 아직 잔불 처럼 남아 있다.

추석 연휴가 하순에 집중돼 명절에 따른 수요 위축은 최소화 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는 탄탄할 가능성이 크다. 8월 폭염과 태풍 등 계절적 요인으로 늦췄던 공사들이 잇달아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제강사들은 9월 철근 수요가 8월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수입품의 견제도 거의 없어 타이트한 수급과 현 수준의 가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수요가 폭발적인 것은 아니어서 지난해 처럼 유통업체들의 출하가격이 제강사 출고가격을 상회 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국산 고장력 10mm의 유통 출하가격은 8월 하순 수준인 69만원 전후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