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폭락...철 스크랩 시장에는?

- 터키 철강 제품 시장이 관건 ... 수출 등 영향 줄 수도 - 동아시아에 미칠 파장은 제한적

2018-08-13     손정수 기자
세계 최대 철 스크랩 수입국인 터키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의 갈등으로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리라화는 13일(이하 현지시각) 오전 한때 7.24리라까지 하락했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올해만 45% 하락한 것이다.

터키 정부는 13일 비상계획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진화에 나섰다.

리라화는 지난 10일 미국 정부가 터키산 철강제품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두 배 높인다고 발표하면서 급락했다.

터키의 리라화 폭락은 철 스크랩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리라화 폭락 당시 터키의 철 스크랩 구매력 저하로 철 스크랩 가격도 315달러에서 300달러로 단기간 하락한 바 있다.

리라화 폭락에도 철 스크랩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은 것은 철강 제품 수출입 구조 때문이다.

터키는 연간 1,800만톤 정도의 철 스크랩을 수입해 철근을 필두로 연간 3,300만톤의 철강 제품을생산한다. 이중 약 절반에 육박하는 1,500만톤 정도가 수출된다. 대표적인 수출지역은 유럽과 북아프리카 미국 등이다. 2016년 기준 수출 비중은 약 45% 정도였다. 터키 철강업체들이 리라화 폭락과 리라표시 원자재 수입 가격 폭등에도 버틸 수 있는 이유다.

이번 미국 정부의 터키 철강 제품 수입 관세 2배 인상으로 미국행 철강제품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터키의 경제 불안이 인근 유럽과 유로화로 이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보다 파장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리라화 폭락이 철 스크랩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품의 수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국의 관세 인상은 현실화 됐고, 유럽의 위축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미국 수출 위축만으로도 터키의 철강 수출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리라화 폭락이 터키의 철강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한국시장에는 단기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미 서아시아와 동아시아의 철 스크랩 시장은 디커플링 현상을 보인지 오래다. 터키의 계속되는 하락에도 동아시아 가격은 맹주인 일본을 앞세워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핵심 수출지역인 관동지역은 여전히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터키발 리라화 폭락이 단기간 동아시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