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망-특수강] 자동차 등 수요산업 회복 여부 달려

- 상반기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중장비용 수요 꾸준해 생산 판매 증가 추정 - 하반기 제강사 국내 가격 정책에 따라 내수시장 분위기 달라질 것 - 자동차 및 조선 등 주요 수요산업 회복 여부가 희비 가를 것

2018-07-11     유재혁 기자
상반기 특수강시장은 주춤해진 자동차 및 건설 관련 수요를 국내외 중장비 수요가 만회하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높아진 원자재 및 부자재 등 제조 비용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국내 상반기 특수강 시장을 살펴보고 하반기 어떤 시장 변화가 예상되는지 이야기해 본다. [편집자주]

● 상반기, 불안감 속 수요 확대


상반기 특수강 업체들은 주춤해진 수요 탓에 제품 판매 가격 인상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높아진 원부자재 비용으로 인해 수익성 역시 주춤해진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요 수요산업인 자동차와 건설, 그리고 조선 등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좀처럼 높아진 제조비용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기가 만만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집계한 올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대수는 200만4,751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가 감소했다.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를 비롯해 현대기아자동차의 부진까지 발생하는 등 좀처럼 시장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건설경기는 물론 조선용 물량까지 주춤하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그나마 건설 중장비용 수요가 이를 만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처럼 수요 산업이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특수강봉강의 생산과 판매는 큰 폭으로 급증했다.

한국철강협회가 집계한 올 상반기 특수강봉강(STS봉강 제외) 생산 판매 실적 추정치를 살펴보면 상반기까지 137만8,478톤을 기록해 생산이 지난해에 비해 25.1%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내수 판매는 98만2,459톤으로 7.5%가 증가하고, 수출 역시 28만3,999톤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52.5%나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반기 생산판매 급증은 무엇보다 현대제철 당진 특수강 공장의 생산 확대와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한 수입, 그리고 세아베스틸 등의 수출 확대 노력이 이어진 결과로 분석했다.

또한 생산 및 판매 급증에도 불구하고 재고 급증이라는 불안요인을 안고 있다며 걱정하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5월말 기준 국내 특수강봉강 재고물량은 42만2,753톤으로 지난해 5월말 21망5,390톤에 비해 96.3%, 무려 두 배 가까이 급증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평균 재고량은 255만5,790톤에 비해서도 65.3%, 지난해 연간 전체 평균인 22만2,629톤의 재고량에 비해서도 89.9%나 급증해 있는 물량이어서 향후 적지 않은 시장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도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하반기, 수익성 확보 총력 전망

지난 상반기 수요산업 회복 지연에도 불구하고 생산/판매가 급증하면서 제품 판매 가격 인상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6월말이나 되어서야 세아베스틸은 현대기아자동차와 1분기 5만5,000원, 2분기 2만5,000원 수준의 가격 인상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가격결정 포뮬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극봉 가격 급등에 따른 제조비용 상승분을 포함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지연되면서 가격 인상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분기 가격에 대해서는 일단 동결된 상황이지만 제조비용 부담을 온전히 가격인상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고 자동차용 비중 축소와 중장비용 판매 확대 그리고 수출 확대 등으로 수익성은 이전에 비해 다소 주춤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제철도 오는 8월과 10월 출하분 산업용 봉강 가격을 각각 5만원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저가 수입재에 대응하기 위해 다소 낮은 가격에 공급해왔으나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고객사에게 당진공장 특수강 제품의 수준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수입대응재 공급량을 축소하는 한편 가격을 정품 수준으로 환원시키는 작업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수요라는 지적이 많다. 하반기에도 주요 수요산업인 자동차와 건설 경기의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많은 것이다. 그나마 건설 중장비용 수요가 하반기에도 꾸준할 것으로 기대되긴 하지만 조선용 수요 역시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이 많은 상황이라는 것.


결국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제철이 자동차용 생산 및 공급을 확대하면서 세아베스틸을 비롯한 다른 업체들은 갈수록 중장비를 비롯한 다른 산업용 그리고 수출 확대에 주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내수시장의 경우 국내산 수입대응재 등의 가격 정책으로 유입 축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 확보를 위한 가격 인상이 일정 수준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수출의 경우 자동차용을 비롯해 중장비용을 중심으로 꾸준히 물량을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생산과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의 급증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 하반기말부터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수주한 물량이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가면서 특수강 수요가 개선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결국 하반기 안정적인 수요확보를 위해 판매 경쟁 심화 및 수출 확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수입 감소와 국내 관련 수요산업 회복 여부가 특수강 업계의 희비를 가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