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세이프가드 결정..韓 철강 수출 ‘설상가상’

- 미국 이어 유럽까지 무역장벽 높여..한국 수출 ‘비상’ - “소급적용 여부에 하반기 수출 달려 있어”

2018-07-10     유범종 기자
유럽연합(EU)이 수입산 철강에 대해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최근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무역장벽을 높이면서 한국 철강 수출 위축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5일 ‘세이프가드위원회’를 열고, 이달 중 공식적으로 철강 세이프가드 잠정 도입을 채택한 뒤 이를 곧바로 발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계무역기구 규정에 따르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약 9개월이 소요되나 갑작스러운 수입 급증으로 자국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될 시에는 최대 200일까지 잠정 발동할 수 있다.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유럽으로 수출되는 철강재는 쿼터량이 정해지게 되며, 이를 초과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고율의 관세가 부과된다. 집행위원회는 최근 몇 년간의 수입량을 반영해 쿼터를 결정하고, 쿼터량을 초과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25% 수준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철강 수출업체들은 지난 5월 미국의 쿼터제 도입에 연이어 유럽까지 수입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이중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향 수출의 85%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판재류의 경우 큰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 자료: 한국철강협회

포스코 관계자는 “한국의 유럽향 수출은 매년 큰 폭 늘어나 지난해에만 350만톤에 육박했다. 유럽이 무역장벽을 치면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유럽 세이프가드는 미국과는 달리 쿼터량 이상도 관세만 부담하면 수출이 가능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대응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 수출업체들은 유럽향 수출 강종에 대한 고부가화 및 수출지역 다각화,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 등을 통해 수출량 축소분를 최대한 상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WTO 제소 등을 통해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불공정한 규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할 계획이다.

한편 유럽연합의 세이프가드 시행을 앞두고 최대 쟁점은 소급적용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미국의 사례처럼 올해 1월부터 수출한 물량에 대해 소급적용이 이뤄지면 남은 하반기 유럽향 수출에는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아직 유럽연합의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쿼터 물량이 소급적용될 경우 하반기 수출에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의 최종 결정에 따라 구체적인 수출 대응방안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