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조선용 후판 "올려! 안돼!" 대립각 ´팽팽´

- 후판업계 "하반기 톤당 5~8만원 인상 추진” - 조선업계 "극한의 원가절감 중..인상 여력 無"

2018-07-05     유범종 기자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국내 후판 생산업체들은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조선사들은 가격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양 업계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협상에서 양 업계 모두 기준점을 세운 상태다. 그러나 가격에 대한 온도 차가 워낙 커 의견조율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조선 및 철강산업 불황이 지속되면서 최근 2~3년간 양 측은 원만한 합의하에 가격협상이 이뤄진 적이 없을 정도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도 2개월 가량 협상이 지연되며 4월에서야 타결이 이뤄진 바 있다.

현재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후판업체들은 올 하반기 조선용 후판에 대해 톤당 5~8만원 내외 수준의 인상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그 동안 누적된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도 조선용 가격 인상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 상반기 유통향 후판이 톤당 10만원 이상 오르는 동안 조선향은 50% 수준 밖에 가격 반영이 안돼 하반기 가격 인상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주장이다.

후판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조선산업 불황으로 후판업계도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의 공급가격을 지속해오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일종의 고통분담 차원이었다. 최근 조선이 회복되고 있는 만큼 조선용 후판가격의 현실화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내 조선사들은 후판가격 인상 요구에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올 들어 수주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2016년 수주절벽 여파로 아직까지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조선사들은 구조조정과 극한의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조선,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 종류에 따라 후판 구매비용은 선박건조원가의 10~20%를 차지한다.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이다”며, “아직까지 대부분의 조선사 사정이 어려운 가운데 상반기에 이어 추가적인 소재 인상여력은 사실상 거의 없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양 업계 모두 수익성 확보를 위해 하반기 가격협상에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협상결과에 따라 올 한해 전반적인 수익이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