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또 한번 파격과 혁신 ‘선택’

- 5본부 2실→1본부 4실 조직개편, 품목→기능 전환 - 과감한 통합·축소, 업무 효율 중심 조직정비 단행 - 급변하는 경영환경 대응, 선제적인 구조조정 선택

2018-06-21     정호근 기자
동국제강이 3년 만에 파격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변화와 쇄신의 강한 의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향후 동국제강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국제강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7월 1일부로 단행한다. 회사 측은 조직 슬림화를 통한 업무 효율 증진과 영업시너지 창출을 중요한 가치로 제시했다. 그 실행으로, 조직체계의 큰 틀을 바꾸고 연관 업무의 과감한 통합을 이뤄냈다.

달라진 조직에 맞춘 임원인사 또한 파격이다. 동국제강은 3명 승진, 2명 신규선임, 16명 보직변경등으로 강도 높은 인적 쇄신에 나섰다. 다음 주로 예정된 직원 인사의 긴장감 또한 크게 높아졌다.

■ 품목에서 기능으로 회귀..’통합과 축소’

동국제강 조직개편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체제전환이다. 2015년 7월부터 품목별 본부체제로 운영해오던 조직의 틀을 기능별 체제로 복원한 것이다. 품목별 본부장이 생산과 영업을 총괄하던 기존 체제에서 생산과 영업을 분리한 변화다. 품목별 책임을 강화하고자 단행했던 본부체제에서 유기적인 협력과 시너지가 발휘되지 못했다는 내부적인 문제의식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 동국제강이 7월 1일부로 단행한 조직개편

새롭게 구축된 기능별 체제는 영업시너지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봉강과 형강, 후판을 포함한 열연영업과 냉연영업으로 크게 나누고, 마케팅이 각 영업을 지원하는 구조다. 열연영업에서는 철근과 형강 유통영업의 통합, 건설향 영업의 통합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재편된 열연영업과 냉연영업이 합병이전의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을 연상케 한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각 영업담당 임원의 출신 또한 공교로운 맥락이다.

생산공장 역시 주요 품목별 거점의 특징을 이어간다. 공장별로 새롭게 임명된 공장장이 책임을 맡게 됐으며, 구매실은 각 생산거점을 지원한다.

사장(COO:Chief Operating Officer) 직책의 신설 또한 주목할 변화다. 후판본부장을 맡아온 김연극 전무가 사장으로 승진, 임동규 부사장이 이끄는 영업본부와 생산부문을 총괄한다. 새로운 컨트롤타워로 부상한 김연극 사장의 향후 동국제강 내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5본부 2실(구매·봉강·형강·후판·냉연사업본부, 지원실·전략실)에서 1본부 4실(영업본부, 전략실·재경실·인재경영실·구매실)로 정비했다. 조직 슬림화를 통한 업무 효율 증진에 조직정비의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통합과 축소가 눈에 띈다. 동국제강은 조직정비 과정에서 연관업무 팀을 과감하게 통합했다. 임원 직책 또한 크게 줄이면서 실장급 임원이 대거 팀장 직책으로 변경됐다. 실제로, 기존 조직의 82개 팀은 61개 팀으로 21개 팀이 축소됐다. 61개로 줄어든 팀 가운데 8개 팀은 임원 팀장이다.

이번 동국제강 조직개편은 수직과 수평의 간극을 크게 좁힌 것으로 평가된다.

■ 경영환경 변화 대응, ‘선제적 구조조정’ 선택

동국제강의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변화와 쇄신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회사 측의 완곡한 설명에서도 충분한 의도가 엿보인다. 실제 달라진 조직과 편제는 완전히 새로운 회사라 할 만하다.

달라진 동국제강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각별할 수 밖에 없다. 경영환경 변화가 중요한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설득력이 높다. 최근 3년여 동안 동국제강은 고수익 제품군(봉형강,냉연)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주력해왔다. 동시에, 저수익 품목이던 후판은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경영개선의 큰 실효를 이끌어 냈다.

▲ 동국제강 2018년 1분기 경영실적 주요 지표

경영개선을 주도해온 봉형강과 냉연 등 주력 품목의 시황악화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지난 1분기 동국제강 영업이익은 107억원(별도기준)으로 12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했다. 다만, 주력 품목 시황악화에 따른 매출과 이익 감소에 대한 고민은 깊어졌다.

철강 시황악화가 동국제강만의 부담은 아니다. 당장의 위기가 아닌, 예견되는 경영환경 변화에 한발 앞선 대응으로 변화와 쇄신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선제적인 구조조정이라는 관점에서 동국제강의 변신을 주목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