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철근동향]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야”

- 확연한 시세상승 불구, 늘어나는 정체감 - 머뭇거리는 제강사, 머릿속 복잡한 시장

2018-06-02     정호근 기자
시세변화가 확연했던 한 주였다. 최근 10여일 동안, 사실상 5일 정도의 짧은 시간에 철근 유통가격은 3만원~4만원 가량이 상승했다. 과도한 가격붕괴에 대한 위기감과 시황의 회복 설득력이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철근 시장의 최근 가격상승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주말을 앞둔 현시점, 주요 철근유통점들은 톤당 61만원의 가격을 내고 있다. 일부 유통점의 호가는 톤당 62만원까지 앞서가고 있다.

하지만 시중가격이 60만원 선을 넘어서면서부터 시장의 저항감이나 시세 정체감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방향성의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단기 가격상승으로 이익실현에 나서려는 물량까지 흘러나오면서 시장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흐름을 단정짓기 어려운 애매한 회복세가 지속되는 셈이다.

시황판단 요소도 방향성이 엇갈리고 있다. 철근 제강사의 감산과 월말 출하증가로 5월 말 보유재고가 30만톤 대 초반까지 빠졌다. 일주일 전 보유재고가 38만톤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수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재고감소가 연출됐다. 13mm를 비롯해 일부 규격의 부족 체감이 눈에 띄기도 했지만, 감산에 따른 공백으로 보긴 어렵다. 일시적인 수요 집중에 대한 규격공백 정도로 평가되며 대세의 현상으로 보기에 아직 무리가 있다.

5월 하순 철근 가격 상승을 자극했던 철스크랩 가격은 기로에 섰다. 최근 철스크랩 시장의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상승의 단기고점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견해가 늘고 있다. 철스크랩 향배의 변수가 커진 셈이다.


▲ 스틸데일리DB

철근 제강사의 가격 정상화 의지는 강하다. 여전히 적자판매 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데다, 크게 오른 철스크랩 가격과 6월부터 적용되는 하절기 전기요금 할증, 감산에 따른 고정비 상승 등의 고원가 압박이 심각하다. 다만, 6월 초 가격방침에 대한 은근한 갈등을 드러내면서 시장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수입산 철근 시장도 간만에 온기를 실감하고 있다. 우선 국내산과의 가격차가 벌어지면서 수입산 철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일본산과 중국산 모두 국내산 추격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단기 상승폭이 커진 국내산과 중국산의 격차는 톤당 5만원 선으로 벌어진 상황이다. 수입산 철근 재고 감소세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