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철 스크랩 가격 정책 호불호 극명

- 구좌업체, 경쟁력 상실 적자 누적에 곤혹 - 경쟁 제강사, 가격 수급 안정 기여

2018-05-30     손정수 기자
현대제철의 철 스크랩 가격 정책을 두고 평가가 크게 엇 갈리고 있다.

관련 구좌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약화와 적자 전환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경쟁 제강사들은 현대제철의 이번 정책이 철 스크랩 가격 및 수급 안정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호평하고 있다.

- 현대제철 구좌, "울면서 납품"

지난 5월17일 수도권에서는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의 특별구매, 남부에서는 한국철강의 가격 인상 발표로 5월 중순 본격적인 철 스크랩 상승장이 열렸다. 빠른 인상을 통해 남부에서 3만원이 올랐고, 수도권에서는 특별구매를 중심으로 동국제강 톤당 2~3만원, 환영철강 2만원의 가격 인상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공식적인 가격 대응이 없는 상태다. 관련 구좌업체들은 업체별로 엇갈린 행보를 하고 있다. 대형 구좌업체들은 고정비로 인해 적자를 감수하면서 제한된 범위내에서 납품을 이어가고 있고, 중소형 구좌업체들은 사실상 납품량을 최대한 줄인 상태다.

특히 패밀리 중상들은 사실상 현대제철 납품을 포기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관련업체들의 설명이다.

업체 관계자는 “톤당 1만원 정도 차이는 극복 가능하지만 톤당 3만원 차이는 극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길로틴 보유 업체들은 고정비로 인해 시중 시세를 따라 가면서 소극적인 구매를 이어가고 있다. 또 적자를 보면서 현대제철 납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 구좌업체들의 매입가격은 최소 1만원, 최대 약 2만원 정도 올랐다. 현대제철 구좌업체들의 지난해 평균 마진율이 2% 남짓이라고 가정 할 경우 톤당 마진은 1만원에 못 미친다. 대부분 적자를 감수하면서 납품을 하고 있는 것이다.

- 3만원 상승으로 막은 것은 현대의 뚝심 탓?

현대제철의 소극적인 가격 대응은 경쟁 제강사의 수급 개선에는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의 하루 입고량은 7,000톤 이상으로 늘어났다. 지난 주 추가로 특별구매를 확대한 것이 근본적인 이유이지만 현대제철의 소극적인 가격 대응이 뒷받침 된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기존 현대제철 행 물량 중 상당량이 동국제강이나 환영철강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제철 구좌업체 관계자도 “현대제철에만 납품하던 중하부상들이 가격이 좋은 다른 제강사로 납품처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의 가격 정책은 시중 가격이 톤당 3만원 상승에 멈추게 한 결정적 이유가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6월에 추격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경우 단기 꼭지점은 6월 9일경이 될 것 같다. 그러나 현대제철이 납품량 감소로 추격 인상에 나서면 단기 꼭지는 6월 중순으로 늦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소극적인 가격 대응으로 재고 부족에 허덕이던 주요 제강사들의 재고 확충 여력이 높아진데다 현대제철 구좌업체들의 소극적인 가격 대응도 시장 가격 상승을 억제한 요인이 됐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평가다.

제강사와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현대제철의 소극적인 가격 대응이 5월 철 스크랩 시장 안정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제철도 추격 인상을 했을 경우 톤당 5만원 정도 가격이 올랐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즉 현대제철의 소극적인 대응이 2만원 정도 상승을 억제했다는 평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