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재 “출혈경쟁 이제 그만”..新단가표 추진 확산

- 길이와 이론중량 기준 단가표 “의미 퇴색” - 단순 할인율 중심 단가..저가경쟁 도화선 - 현대제철, 성원제강 등 단가표 현실화 추진

2018-05-23     유범종 기자
배관재 메이커 중심으로 단가표 변경 추진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실질적인 판매가격와 큰 괴리를 보였던 종전 단가표를 과감하게 수정함으로써 저가경쟁을 지양하고 거래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배관재 메이커 관계자는 “M(길이)와 이론중량을 기준으로 한 기존 단가표는 사실상 기준으로서의 의미가 퇴색된지 오래다. 오히려 시장 혼란을 야기하고 저가경쟁과 거래투명성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배관재 시장은 2011년 단가표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중이다. M(길이)와 이론중량 기준의 종전 단가표의 가장 큰 허점은 소재인 열연과 강관 사이의 롤마진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배관재 메이커들은 실질적인 거래에서는 기존 단가표를 Kg기준으로 변환하고 여기에 10~12% 범위 내의 이론중량을 추가로 할인해 최종적인 판매단가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종전 단가표는 대표성과 투명성, 효율성 면에서 부적합하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특히 생산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단순 할인율에 의존해 판매가격이 매겨지면서 저가경쟁의 도화선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배관재 메이커들을 중심으로 단가표 변경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먼저 현대제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길이 기준의 단가표가 아닌 kg기준의 단가표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는 소재인 열연과 강관의 롤마진을 따로 계산하지 않아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현대제철의 단가표는 kg기준에 이론중량을 쓰기 때문에 실중량 기준의 단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한계점도 노출하고 있다.

▲ 자료: 성원제강 新단가표(강관 제조사별 두께 관리치는 2~3% 내외 추정)

또 다른 배관재 메이커인 성원제강은 최근 kg기준과 실중량 기준의 새로운 단가표를 들고 나왔다. 성원제강은 오는 6월 이전 새로운 단가표를 기준으로 본격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실질적인 거래가격을 단가표에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성원제강 관계자는 “그 동안 소재원가를 배제한 가격구조 탓에 적자를 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물론 새로운 단가표에도 또 다른 할인율이 적용되겠지만 보다 현실적인 가격을 가지고 논의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부 배관재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단가표 변경은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아제강, 휴스틸 등 국내 타 배관재 메이커들에게도 새로운 자극으로 작용해 단가표 변경 추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