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철근 감산..’위기감의 발로’

- 남은 5월과 6월 아우르는 감산 방침..”이번 주 확정” - 건설경기 침체·수요부진..과다재고·적자판매 위기 고조 - “동종 제강사 이미 감산 대세..시황악화 관점·태도 달라져”

2018-05-21     정호근 기자
현대제철이 과감한 철근 감산을 통한 정상화 방안을 찾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남은 5월과 6월을 포함하는 철근 감산 방침을 결정했다. 어렵게 확정한 내부방침으로 토대로, 이번 주중에 감산 규모와 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감산을 결정한 배경은 명확하다. 건설경기 침체와 수요부진으로 철근 시장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가 깊어졌기 때문이다. 감당 수위를 넘어선 적자판매와 과도한 보유재고의 압박이 직접적인 감산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대제철의 철근 감산은 처음이 아니다. 시황악화와 적자판매 위기감이 고조됐던 지난 4월에도 3만3,000톤 규모의 재고감축 방침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철근 재고감축은 직접적인 가동시간 축소를 비롯해, 포항과 인천 등 병행 생산라인의 타 품목 생산전환, 수출확대 등 다각적인 내용으로 실행됐다.

최대 철근 메이커인 현대제철의 감산 방침은 의미가 크다. 5월 들어 철근 시장의 적자판매 위기감이 깊어진 데다, 철스크랩과 전극봉 등 원부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으로 원가상승 압박까지 심각하다. 현대제철이 이전 보다 강도 높은 감산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동종 철근 제강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다수 철근 제강사가 각 사 사정에 맞춘 감산에 돌입했거나, 추가 감산을 검토하는 등 감산 대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철근 제강사의 감산 형태는 다양하지만, 이유는 동일하다. 과도한 시황악화에 따른 과다 재고와 적자판매 등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위기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철근 시황악화가 예상을 크게 넘어서면서 적자판매를 현실로 마주한 철근 제강사의 감산이 잇따르고 있다”며 “과다 재고 상황에서도 생산을 줄이지 않던 철근 제강사도 절박한 위기상황에서 더 이상 동종 제강사의 눈치를 따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철근 제강사가 각자의 위기감에서 감산이라는 최후의 선택에 나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호황 직후 추락하는 철근 시장에 대한 관점과 태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된 철근 제강사의 이례적인 성수기 감산에 대한 시장 안팎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