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 구매, "우리 역할을 끝났다" · 롤마진 최악

- 철 스크랩 인하 통한 롤마진 확보 시기 ´끝´...감산 확산 필요성 제기

2018-05-21     손정수 기자
“우리 역할은 끝났다. 이젠 감산을 해야 한다” 한 전기로 제강사 구매 팀장이 철 스크랩 가격 상승기를 맞아 쏟아낸 일성이다.

남부 제강사의 철 스크랩 구매가격은 3월 말 37만원(경량A 기준)을 고점으로 하락해 5월 첫째 주 32만원으로 떨어졌다. 톤당 5만원이 하락했다. 당초에는 2월~3월 오른 3만원만 낮춰도 성공적이라는 말이 제강사 내에서 돌았고, 유통업체들도 많아야 2만원 적으면 1만원 정도 하락한 후 멈출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결과는 5만원 하락. 폭락했다.

이 때문에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은 한국행 수출가격은 물론이거니와 일본 내수가격, 터키 수입가격, 대만 수입가격 등에 대해 모두 저 평가 됐다. 저평가 폭도 적게는 2만원, 많게는 4만원에 달한다.

철근 가격 폭락에 위기감을 느낀 제강사들의 과격한 인하가 근본적인 이유다.

제강사 관계자는 “철근 유통가격이 폭락해 수익성 확보를 위해선 철 스크랩 가격을 인하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당수 제강사 구매팀들은 4월말~5월초 인하에 대한 우려가 컸다. 특히 일부 제강사의 5월 초 인하에 대해 “빠른 인하는 물량 잠김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빠른 하락은 바닥을 빨리 확인하는 것이고, 큰 폭의 하락은 큰 폭의 상승의 전조라는 것은 이미 철 스크랩 시장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하하면서도 등급별로 인하를 한다거나, 이하 후 입고통제 해지 등 물동량 변화를 봐 가면서 조심스러운 인하를 했던 것이다.

철 스크랩 가격이 상승으로 방향을 바꿨다. 제강사 한 구매팀장은 “최대한 인상을 자제할 예정이지만 시간과의 싸움일 뿐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제강사 수익성 확보 비상 ... 감산외 대안 없다!

시중 철근 가격은 58만원 전후로 하락한 상태다. 철근 유통가격과 철 스크랩(남부 경량A)간의 가격 스프레드도 24만5,000원으로 줄었다. 철 스크랩 가격 폭등으로 25만원까지 줄었던 롤마진이 이젠 철 스크랩 가격 상승과 철근가격 하락이 만나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현 시장이 이어진다면 롤마진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철근 제강사의 수익은 롤 마진을 기반으로 한다. 제강사 구매팀을 중심으로 원료 가격인하를 통한 적정 롤 마진 확보 시기는 이미 종료됐다. 철근가격 인상 없는 적정 수익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철근 가격 회복을 위해선 수급 조절이 필수적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공급량을 줄여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는 재고를 줄여 적정 가격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제강사 구매 팀장은 “적정 수익을 내기 위해선 감산이 필요하다. 감산은 철근 가격 인상과 철 스크랩 가격 안정에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말했다.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은 철근 가격이 3만원 이상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철근 가격은 60만원대 중반수준까지 올라야 한다. 강도 높은 감산 외에 방법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