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사, 철근·빌릿 수출 활로 ‘고민’

- 시황악화 속 가동률·매출 등 다양해진 대안 요구 - 해외 시장서도 중국산 대체할 한국산 관심 지속 - 국내외 관심 커졌지만, 인증 미비 등 현실 한계 커

2018-05-14     정호근 기자
철근 제강사들의 수출 활로 고민이 깊다. 성수기 시장의 회복 기대가 미뤄지면서 당장은 물론 중장기 대안을 해외 시장에서 찾겠다는 관심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 들어 철근 제강사의 잇따른 빌릿 수출 소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 환영철강의 빌릿 수출계약에 이어, 최근에는 한국철강도 이례적인 빌릿 수출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철근 제강사의 수출 관심은 반제품(빌릿)과 제품(철근)을 가리지 않는다. 올 들어 급격한 시황악화와 회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가동률과 원가, 매출, 수익 등 다양한 관심사에서 수출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외의 관심도 수출 관심사를 자극하고 있다. 국내외 상사들의 한국산 철근과 빌릿 등 봉형강 제품에 대한 수출 오퍼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산의 고가 오퍼 행진이 지속되면서 기존 해외 수요처들 또한 대체 공급선 확보 관심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산 철근 수입을 타진하는 지역 또한 동남아를 비롯해 중국, 남미 등 다양하다. 품질과 가격에서 중국산을 대체할 대안으로 한국산 철근이나 빌릿을 매력적인 시선으로 주목하고 있다.

중국산을 대체 하기 위한 한국산 철근 수출여부 타진은 지난해부터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한국 철근 시장 내 심각한 공급부족으로, 국내 제강사 또한 수출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 들어 한국 내 철근 시장은 수요침체와 과다재고, 불확실한 수요회복 등으로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철근 제강사도 수출 여력이 생긴 데다, 다양한 활로에 대한 절실함도 커졌다.

철근 제강사들은 심각한 적자판매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설득력만 갖춰진다면 빌릿이나 철근 수출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철근 수출의 경우 해외 품질인증 미비 등이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철근 보다 빌릿 수출 소식이 먼저 들리는 이유도 무관하지 않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한편, 빌릿 수출에 대해서는 다른 관점의 견해도 제기 되고 있다. 국내 단압업체나 일부 제강사까지 여전히 비싼 값을 치르고 수입산 빌릿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종 업계 내 경쟁적인 관점을 고려해야 하는 문제일 순 있으나, 국내 산업의 효율성 또한 고려할 문제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한국 내 빌릿 수입가격은 수출가격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