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냉연동향] 수요가 결국 가격 조정 발목

- 국내외 열연 구매단가 여전히 높은 수준 유지 - 최대 성수기 진입 불구 주춤해진 수요에 애타는 속마음

2018-05-12     유재혁 기자
■ 제조사 동향

1. 이슈 및 판매 정책

말 그대로 연중 최대 성수기라해도 과언이 아닌 시절이다. 통상 3~5월 사이 냉연도금판재류는 물론 철강재 자체 수요가 가장 활발한 판매를 이어가도 모자랄 시점임에 분명하지만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어 보인다. 이로 인해 각 제품별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체들이 제대로 인상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익성에 적지 않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1일 올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동국제강만 놓고 보더라도 냉연부문의 생산량과 판매량이 모두 전월은 물론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냉연도금판재류 제품의 판매 비중은 34%로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비에서 확대가 지속됐으나 1분기 생산량은 49만7,000톤, 판매량도 45만3,000톤으로 모두 전분기 및 전년동기에 비해 감소한데다가 높아진 원자재 구매 가격을 제품 판매 가격에 제대로 인상 반영하지 못하면서 판매 수익성도 나빠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동부제철을 비롯한 포스코강판 등과 같이 국내 냉연단압 및 도금판재류 제조업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추정된다. 2분기에도 이 같은 현상이 고스란히 이어지면서 상반기 전체 실적 역시 상당한 수익저하를 절감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주춤해진 수요 영향 때문에 제품 판매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게 되면서 원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 안게 됐기 때문이다.

일단 중국내 철강재 가격의 강보합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 수입 오퍼 가격 역시 다소 높아지는 등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낮아보이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주춤해진 수요산업과 이에 따른 업체간 치열한 수주 경쟁 영향으로 판매 가격 인상이 얼마나 실현될 수 있을 것인지는 확신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구나 하절기 비수기 진입에 대한 부담감과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높은 재고 수준 등을 감안할 경우 5~6월 판매가 딱히 개선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는 우려 역시 높아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로썬 국내 판매 가격의 인상만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인상 노력을 이어가겠지만 결국 포스코의 가격 인상이 이뤄지기 이전에 냉연단압업체들의 가격 조정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2. 수입동향

중국과 일본의 열연 수출업체들도 적극적인 가격 인상 움직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최근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 오퍼 가격은 6~7월 도착분을 기준으로 톤당 600달러(CFR) 수준으로 다시 높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현지 생산량 조절과 수요 회복 기대감 등으로 향후 추가적인 오퍼 가격 인상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중국산 냉연도금판재류 수출 오퍼 가격 역시 5월 첫주 기준 전주 대비 톤당 10달러 수준 높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긴 하지만 바오강이 6월 판재류 내수 가격에 대해 동결조치함에 따라 다른 업체들 역시 일단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내 철강업체들은 일단 수익성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가격 인상 움직임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고로업체들 역시 견조한 내수 수요와 생산설비 수리 등에 따른 영향으로 적극적인 가격 인상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 국내 냉연업체 한 곳은 일본 고로업체와 5월 수입 계약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가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업체들이 5월에 이어 6월에도 톤당 600달러 중반 수준의 가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3. 수출동향

일단 수출은 한시름 놓을 수 있을지란 기대감이 있긴 하지만 특정 제품을 제외하고는 업체별로 미국 수출이 그다지 많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결국 이를 제외한 지역에서 다시 무역제재가 강화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향후 냉연도금판재류 제품의 수출 어려움이 해소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업체별로 주춤해진 수출 물량을 보전하기 위해 적극적인 내수 판매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크게 낮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수출 시장에서도 물량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유럽 역시 세이프가드 조치를 위한 조사가 진행되는 등 좀처럼 수출 개선을 기대할만한 시장 여건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이후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공장 생산대수가 주춤해진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국내에서 해외로 진출한 대형 가전업체들 역시 무역제재 등을 우려해 현지 로컬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입장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다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입장에서 수출량을 늘리기도 만만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

한편 최근 국내산 냉연도금판재류 제품의 수출 오퍼 가격은 7~8월 이후 도착분을 기준으로 업체나 강종, 물량이나 지역 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톤당 600달러대(FOB)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각종 아연도금강판 제품은 700달러대 중후반에서 800달러대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스틸데일리 DB

■ 유통 동향

유통시장에선 판매가 돼야 가격도 조정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많다. 가격을 인상하고 싶어도 판매는 주춤해지고 경쟁은 심화된 상황에서 과연 누가 수익을 확보하겠다고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겠느냐는 의미다. 역시나 지난 4월까지 적극적인 가격 인상 의지를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유통시장에서는 주춤해진 수요 탓에 가격에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나마 한국GM에 대한 지원이 결정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더라도 줄어든 수요가 회복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판매대수 감소와 이에 따른 생산량 확대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선산업용은 물론이고 기계산업용 역시 이렇다 할 수요 개선을 기대할만한 여지가 없어 보인다. 건설 경기 역시 당분간 주춤해진 상태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수입이 줄었다지만 이는 높아진 가격과 주춤해진 수요 때문이지 국내산 제품의 경쟁력 개선 때문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아 보인다.

가격을 인상하면 시장을 빼앗기고 그나마 유지되던 설비 가동률 역시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입장에 놓여 있다보니 판매만 그나마 유지하면 다행이라는 의견이 많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일단 수요가 단기간에 회복되긴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수요업체들의 구매 관망기조가 당분간 지속되고 시중 재고는 업체별로 축소 노력이 이어지는 모습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가격 인상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국내산 냉연강판(현금, 가공비 미포함, 상차도 기준)의 최근 유통시장 판매 가격은 업체나 지역, 강종이나 물량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수입대응재를 기준으로 톤당 70만원대 초중반 수준에서 형성돼 있으며 다른 냉연도금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당분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을 비롯한 각종 아연도금강판 가격 역시 업체나 지역, 강종이나 물량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수입 대응재 가격은 80만원 내외 수준, 정품 가격은 80만원대 중후반에서 90만원 내외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산 수입재 가격은 최근 오퍼 가격 상승 영향으로 국내 유통시장 가격 상승이 예상되나 워낙 높아진 가격과 주춤해진 수요 탓에 실제 시장에서 물량 찾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스틸데일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