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산 강관 쿼터 시행..최대 쟁점은?

- 美 수입쿼터 실행..올 1월부터 적용 확정 - 국내 물량배분 기준 및 쿼터 양수도 놓고 합의 지연

2018-05-10     유범종 기자
국내 강관업체들이 미국향 수출을 놓고 큰 혼선에 빠졌다. 미국 정부가 5월부터 한국산 강관에 대한 쿼터제 시행을 공식화한 반면 국내 업체별 수출쿼터 배분은 아직까지 매듭짓지 못한 상태다. 국내 수출쿼터 배분이 지연될수록 미국향 수출에 대한 혼란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본지에서는 미국향 강관 수출쿼터 배분을 둘러싼 쟁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미 무역장벽 견고..강관 수출 ‘암울’

미국 정부는 지난 1일 ‘무역확장법 232조’와 연계한 한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관세는 면제하는 대신 쿼터제 시행을 공식화했다.

▲ 자료: 한국철강협회
한미 정부의 합의안에 따르면 한국산 철강재의 대미 수출 쿼터량은 지난 2015~2017년 3년치 평균 수출량의 70%에 해당한다. 이 기간 한국산 철강의 연간 평균 수출량이 383만톤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향후 미국향 수출량은 연 최대 268만톤을 넘지 못하게 됐다.

특히 판재류의 경우 전년대비 111%의 상대적으로 높은 쿼터를 확보했으나, 주력 수출품인 강관의 경우 3년치 평균의 70% 수준인 104만5,000톤 수준 밖에 쿼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산 강관의 미국향 수출은 약 203만톤으로 전체 수출의 65%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쿼터제 시행으로 미국향 강관 수출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더하여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쿼터 적용 시점을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5월부터가 아닌 올해 1월 1일부로 소급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강관업체들은 쿼터제 시행을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조기 선적 등을 통해 수출량을 최대한 늘린 상태였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올 1~4월까지 유정용 강관 및 송유관 등의 미국향 수출은 쿼터 물량의 약 70% 가량을 이미 채운 것으로 추정된다.

강관 수출업계 관계자는 “쿼터를 의식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상반기 미국향 물량을 최대한 늘린 상태다. 미국향 쿼터가 1월로 소급 적용되면서 사실상 하반기 쿼터 물량은 거의 없는 암울한 상황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 쿼터 물량 배분 놓고 남은 쟁점은?

미국의 한국산 강관에 대한 수입쿼터 물량과 적용 시점은 고정됐다. 이제 국내 강관업체들의 미국향 수출물량 배분만이 과제로 남았다. 현재 철강협회 중재로 강관 수출업체들은 협의체를 구성하고 업체별 물량 배분 기준 등을 설정 중이나 여러 쟁점들이 도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쟁점은 업체별 수출쿼터 물량을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가이다. 당초 미국의 쿼터 기준이었던 2015~2017년간 3년치 평균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지난해 1년치 기준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최근에서야 3년치 평균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데이터 기준을 미국 수입통관으로 할 것인지 한국 수출통관으로 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나지 않았다. 업체별로 수출 형태와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첨예한 이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쿼터 양수도 문제도 쟁점이다. 미국향 쿼터는 각 품목 및 강종별로 구분되어 있다. 따라서 한 강종이 쿼터를 채웠을 경우 남은 강종에 물량을 늘려 전체 수출량을 최대한 보전할 수 있는 방안들이 모색되고 있다. 특히 넥스틸의 경우 지난 3년간 OCTG 수출을 많이 해왔으나 최근 미국 연례재심에서 높은 관세를 부과 받으면서 OCTG 수출은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이 물량을 다른 강종으로 보전받는 부분 등도 논의 대상이다.

강관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별로 첨예한 이익이 달려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합의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쿼터제 시행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국내 물량 배분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수출 혼선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최대한 단시일내 쟁점들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