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전망] 철근, 길어진 정체...바빠진 상반기

- 시행착오 반복된 4월, 득실 따지기 힘든 ‘관망’ - 상반기 판세 가를 5월..막연한 기대도 우려도 금물

2018-04-25     정호근 기자
■ 4월 다시보기 : 언제까지 관망? ‘답답한 시장’

철근 시장은 4월에 걸었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하는 4월에 걸었던 기대는 수요였다. 3월의 시행착오를 경계했지만, 미뤄진 수요가 수급개선과 시세회복을 견인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결론은 애매한 연장선이다. 계절적인 변화로 실수요 회복 체감이 늘었지만, 정체를 깰 만큼 적극적이지 못했다. 유통 또한 관망이 반복된 가운데 불확실성의 갈등을 벗어나지 못했다.

4월 철근 시장의 시선을 모았던 것은 감산이었다. 봄 성수기의 감산은 철근 시장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과다한 재고의 압박을 벗어나지 못한 철근 제강사들이 특단의 감산 방침을 선언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사고로 가동을 멈춰선 대한제강 신평공장의 생산차질까지 더해지면서 생산감소에 따른 수급개선 기대가 높아졌다.

가격정상화를 위한 방침 또한 강력해졌다. 철근 제강사는 엄격한 가격방침으로 적극적인 시세견인에 나섰다. 현대제철의 경우, 4월 2주차부터 톤당 65만원을 시작으로 매주 2만원씩의 마감가격 인상과 주 단위 마감으로 시장의 불신을 깨겠다는 초강력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또 한 번 배수진을 쳤던 제강사의 가격방침은 일시적으로 긴장감을 높이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시세회복과 시장의 온전한 신뢰를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잠깐 반등했던 가격은 시장의 관망과 불신으로 원상복귀를 반복했다.

▲ 스틸데일리DB

수입산 철근 시장의 위기감은 더욱 높았다. 톤당 10만원을 안팎의 최악 적자판매가 지속되면서 장기화된 매출공백과 자금 경색 등 경영위기가 심각해졌다. 현재의 상태로는 누구도 긴 시간을 버텨낼 수 없다는 체력의 위기감이 팽배해졌다.

저가매력을 상실한 수입산 철근은 국내산에 쏠린 수요처 선호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적자판매를 줄이기 위한 가격인상이 절실하지만, 시장의 수요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내산과의 저가 격차 확보 또한 절실하다. 누적된 매출공백과 자금 경색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판매에 나설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 5월 미리보기 : 각별해진 5월, ‘기대반 우려반’

4월의 정체로 5월의 의미는 더욱 각별해졌다. 5월 시장이 본격적인 수요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높다. 그러면서도, 번번이 기대를 빗나갔던 시장에 대한 의구심을 내려놓을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5월은 상반기 봄 성수기의 정점이다. 통상적인 정점의 의미를 배제하더라도, 4월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한 철근 시장에서 5월은 상반기의 마지막 승부처로 인식될 전망이다. 기대를 높여온 5월을 마음 편히 지켜볼 수 없는 이유 또한 이 때문이다.

철근 시장은 4월까지 회복을 신뢰할 확실한 동력이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 만약 5월의 시장에서 긍정적인 시황변화를 확인하지 못할 경우, 이전 보다 큰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관측 또한 우려를 더하는 대목이다.

▲ 스틸데일리DB

서둘러 절망할 필요는 없다. 4월 중순 이후 확연해진 실수요 회복이 탄력을 받을 경우, 시장의 흐름은 빠르게 바뀔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실수요의 회복은 여전히 전체 철근 시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변수로 남아 있다.

물론, 실수요 회복과 동시에 유통시장의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유통시장의 체력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실수요의 온기가 유통시장으로 전해지기 까지는 적지 않은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유통시장은 원산지를 불문하고 막연한 기대보다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선택이다.

수입산 철근 시장에 대한 기대는 좀 더 제한적이다. 단기적으로 기대를 걸 수 있는 것은 국내산 철근의 확실한 회복뿐이다. 국내산 회복 이전에 수입산 자력으로 수요나 가격의 호전을 기대하기 힘든 현실이다. 국내산 철근 시장의 회복 기대와 수입산 철근 시장의 거래대안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