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 통상 압력이 철 스크랩 시장에 주는 영향은?

- 미국 철 스크랩 가격 상승 낳을 듯 - 제품 가격 하락 압력 가중 ... 부정적인 의견 많아

2018-02-22     손정수 기자
미국이 주요 철강 수출국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의 파장에 대해 철 스크랩 업계와 제강사들이 영향 파악에 골몰하고 있다.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은 관련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본지가 주요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과 제강사 및 전문가들의 관련 견해를 청취했다.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은 철 스크랩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제강사들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본지는 철 스크랩 가격 측면에서는 상승 요인이 있지만 과연 수용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미국은 철 스크랩 대국이다. 미국의 철강 보호 무역은 자국 철강제품의 사용량 확대와 저가 철강재의 수입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의 철강공장의 가동률 상승으로 철 스크랩 소비의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철강 공장이 밀집한 동부지역의 경우 철 스크랩 소비 증가 및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터키향 철 스크랩 수출 가격을 끌어 올릴 재료다. 터키의 철 스크랩 수입가격 상승은 일본 등 다른 철 스크랩 수출국 뿐 아니라 한국 시장에도 영향을 주게 돼 결국 미국의 무역 마찰과 통상압력은 지구 한바퀴를 돌아 동아시아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수용성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규제를 하겠다고 나선 12개국 중 주요 수출국 8개국의 지난해 미국 수출량은 1,641만톤에 달한다. 이들 물량의 미국 수출이 막히거나 줄어들게 되면 국제 철강 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미국의 수입규제가 주변국에 대한 수출 압력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함께 주요 타깃이 된 브라질의 경우 유럽 등으로 수출 압력이 가중 될 것으로 보이며, 터키와 러시아 등은 동남아시아와 유럽으로 수출을 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동남아시아지역을 활보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산 철강제품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지는 것이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수출 압력 가중은 해당 지역의 공급량 증가로 이어져 결국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하게 되고, 철강사들은 수익이 저하가 불가피하다. 즉 미국의 보호무역은 미국의 철강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다른 지역의 하락으로 나타나게 된다. 미국의 철강 가격 상승으로 일부 관세를 뚫고 수출되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고율의 관세를 물고 수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전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도 자국 산업 보호 명분으로 무역 장벽을 높이는 것이 그동안의 상례였다. 과거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로 전세계 보호무역이 확산된 전례가 있다는 점을 상기 할 필요가 있다. 보호무역의 확산은 지역별 가격 불균등 뿐 아니라 한국과 같은 수출국의 입장에서 수익성 저하 및 가격 하락 압력으로 나타나게 된다.

특히 미국이 타깃으로 삼은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의 면면을 보면 철 스크랩 대국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터키와 러시아의 경우 제강사의 수익성 악화와 제품 가격 하락, 철 스크랩 소비 둔화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과격한 철강 보호무역은 미국의 철 스크랩 내수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터키와 한국 등에서는 제품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소비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철강가격은 하락하고 철 스크랩 가격은 오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미국 트럼프행정부의 폭력적인 보호무역 정책은 철 스크랩의 수요와 가격 모두에 악재가 될 여지가 있다. 최소한 한국에는 그럴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 가격 상승으로 철 스크랩 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와 시각은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한 면만 본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