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 가시화..韓 판재시장 파장은?

- 강관, 열연 등 직간접적 타격 불가피 - 대응 시나리오 모색..수출지역 다각화 및 내수 확대 추진

2018-02-20     유범종 기자
미국 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을 가시화하면서 국내 판재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열연과 강관의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무역확장법 232’에 대한 철강 수입 안보 영향 조사 결과와 조치 권고안을 발표했다. 해당 권고안은 ▲모든 수입국을 대상으로 최소 24% 관세 부과 ▲한국을 포함한 12개 국가 철강재 53% 관세 부과 ▲국가별 대미 수출액 63% 제한 등 크게 3가지 안건이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상무부의 권고안에 대해 오는 4월 11일까지 시행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권고안이 실행된다면 국내 판재시장에도 직간접적인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무역제재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은 강관이다. 지난해 한국산 강관의 미국향 수출은 약 203만톤으로 전체 수출의 65%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송유관과 유정용 강관의 경우 미국향 수출 비중이 80~100%로 무역확장법 232조가 발동되면 사실상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송유관과 유정용 강관의 수출 대부분이 미국향이다. 그 외 지역에서의 소비는 미미하기 때문에 미국의 관세폭탄을 맞게 될 경우 사실상 수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우려했다.


▲ 자료: 한국철강협회

열연도 직간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열연의 경우 최대 수출업체인 포스코가 이미 지난 2016년 58.68%의 높은 관세를 부과받으면서 최근 1년새 미국향 수출이 1/3 이상 축소된 상태다. 여기에 추가적인 관세가 더 붙는다면 미국시장은 수출지역에서 제외할 수 밖에 없다.

열연이 강관의 소재라는 부분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강관 수출길이 막히게 될 경우 소재인 열연 소비가 급감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국내 열연시장 파이를 줄이고 판매경쟁을 격화시키는 도화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미국향 열연 수출은 이미 대폭 축소된 상태라 이번 ‘무역확장법 232조’가 발동된다 하더라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관 수출이 위축되면서 국내 소비가 줄어드는 2차 피해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자료: 한국철강협회

한편 국내 철강업체들은 미국의 무역제제 강화를 놓고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우선적으로는 수출지역 다각화와 내수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와 협력 하에 WTO제소와 미국 정부를 설득하려는 노력도 함께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아직 미국 정부의 최종 결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미 상무부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를 모색 중이다. 개별업체로는 수출지역 다각화와 내수 확대 등을 보다 강화하는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자료: 코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