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스크랩 시장 분수령 진입?

- 세계 곳곳에서 가격저항 ... 제강사 적자 우려에 저항 커져 - 공급사, 동절기 진입에 가격 더 오를 듯

2017-12-18     손정수 기자
철 스크랩 가격이 급등하면서 곳곳에서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상승세도 눈에 띄게 둔화됐다.

10월 말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일본 철 스크랩은 추가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철근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형강류 생산업체인 동경제철과 야마토스틸 등은 철 스크랩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롤 마진이 아직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경제철은 지난 2개월간 H형강 출고가격을 톤당 3,000엔 정도 올렸다. 철 스크랩 가격 상승폭에는 못 미치지만 동경올림픽 특수 등으로 원가 상승분을 어느정도 전가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철근업체들은 상황이 다르다. 상당수 철근업체들은 9월까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으며, 10월 하순 이후 동경제철 중심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적자의 수렁에 더 깊게 빠져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최대 철근 생산업체인 교에이제강은 철근 수주를 중단하는 등 강수를 발표했다. 철 스크랩 가격을 낮추거나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철근업체들이 철근 가격을 올리지 못할 경우 철 스크랩 가격에 대한 강한 저항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11월 이후 폭등장을 보였던 한국도 제강사의 저항이 시작됐다.

11월 이후 톤당 5만원 가량 오른반면 제품 가격은 반영이 전혀 이루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제강사마다 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격 상승을 주도한 대한제강이 감산을 발표했다. 주요 전기로 제강사들도 1월을 타깃으로 수입을 늘리는 등 국내 철 스크랩 수급 불안에 대한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인명사고는 철 스크랩 수급 개선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어 관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당진제철소 A지구의 경우 약 10일 가동 중단을 기준으로 할 때 약 7만톤 가량의 철 스크랩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당진제철소가 중부권에 위치해 있어 당진행 철 스크랩이 남부지역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남부지역의 수급이 안정될 경우 한국 철 스크랩 가격은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남부지역 제강사들의 철 스크랩 수급은 적은 가운데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제강의 수급이 여전히 불안감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제강사들은 적정 수준 이상에서 유지되고 있다. 남부지역 철 스크랩 수급은 제강사의 재고가 다소 적어 보이지만 수급균형상태를 보이고 있다.

외부 자극이 없다면 현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터키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터키의 철 스크랩 수입가격은 11월 하순 300달러(HMS No.1&2 80:20 미국 벌크 기준)에서 오르기 시작해 지난 주 350달러를 넘었다. 단기간 50달러 가량 오른 것이다. 단기 급등으로 터키 제강사들의 구매력이 줄고 있다. 지난 주에는 4달러 정도 올라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미국 철 스크랩 공급사들은 370달러를 타진 중인 것으로 보이지만 터키 제강사들의 가격 저항이 시작됐다는 것이 관련업체들의 설명이다.

단기 가격 급등에 따라 곳곳에서 가격 저항이 커지고 있다. 철 스크랩 전문가들은 동절기 진입 등으로 철 스크랩 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철광석 석탄 등 고로의 철원류들도 강세다. 또한 중국을 필두 철강제품 가격도 연일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철 스크랩 가격이 빨리 오르긴 했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인 철강사들은 적자에 대한 우려와 경계가 커지고 있다. 동절기 철강제품의 소비 위축으로 철 스크랩 가격 상승분을 전가시키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저항선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저항을 뚫고 철 스크랩 가격이 오를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들의 저항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이번 주 시장 참여자들이 관심을 집중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