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형강 판매價 “두 마리 토끼 잡을까?”

- 가격구조 정상화·원가상승분 반영..‘연말 가격방침 고심’ - 신KS 원가상승·폭등한 부자재價 후폭풍..철스크랩까지 급등 - 바닥인식 높아진 시장도 고민..승부수 던진 메이커 주시

2017-11-27     정호근 기자
H형강 메이커가 연말 가격방침 고민으로 속을 끓이고 있다.

11월 말을 앞둔 시점, H형강 메이커 기준가격과 유통 거래가격은 톤당 10만원 이상. 10월 마감 선이던 톤당 80만원과 비교해도 5만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무너진 가격구조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시장 안팎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H형강 메이커의 판매가격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과도하게 벌어진 시장가격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여기에, 크게 늘어난 원가상승분까지 반영해야 되는 부담스런 숙제까지 떠안게 됐다.

연말 시장에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형편인 셈이다.

H형강 메이커는 내년부터 의무화되는 신KS 도입으로 톤당 4만5,000원(강종·규격 엑스트라 별도) 선의 생산원가 순증을 호소하고 있다. 합금 부원료 외에도, 폭등한 전극봉과 내화물 등 부자재 가격의 본격적인 원가반영 압박이 심각하다.

원자재인 철스크랩 가격반등까지 더해지면서 초긴장 상태다. 11월 하순 들어 톤당 2만원~3만원이 껑충 뛴 국내산 철스크랩 가격은 장담하기 힘든 향배를 걱정하게 됐다. 이미 크게 오른 해외 철스크랩 가격은 기약 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국제강은 선제적으로 12월 H형강 판매가격을 톤당 80만원(소형)으로 발표한 상태다. 표면적으로는 종전 기준가격과 시중가격의 중간쯤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과의 가격차를 좁히는 대신 일부 원가상승분을 반영하기 위한 타협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12월 판매가격을 발표하지 않은 현대제철 또한 막바지 고민 중이다. 녹록치 않은 시장여건과 다양한 숙제를 의식해 충분한 고민을 거쳐 가격방침을 결정하겠다는 눈치다.

시장도 고민이다. 메이커의 가격방침과 성수기 수요에 대한 실망감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고심 끝에 꺼내놓은 메이커의 승부수를 외면하기도 어렵다. 시장 내부적으로도 ‘더 이상은 떨어지기 어렵다’는 바닥인식이 높아진 데다, 메이커 또한 각별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H형강 메이커 관계자는 “거래가격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내년 시장과 이어지는 연말 가격방침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며 “원부자재 가격급등까지 다시 재현되면서 어느 때 보다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가격방침에 대한 신뢰회복은 시장의 거래정상화를 위해서도 필수적이지만, 원가상승분 반영을 위해서도 절실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