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극봉 폭락과 쇳값 향방은?

- 전극봉 영향력 축소 ... 철 스크랩 주도 시장 전환 - 점결탄 움직임도 주목해야

2017-11-23     신용규 판코리아메탈 대표
▲ 판코리아 메탈 신용규 사장
- 올해는 전극봉의 해

지난해 철강 원부자재 중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점결탄이다. 저점 대비 400% 올랐다. 가히 기록적인 상승이었다. FOB 80달러대에서 315달러까지 올랐던 것이다. 올해는 190달러 정도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깨질 것 같지 않던 점결탄 폭등을 능가했던 것이 올해 전극봉의 수직 상승이다. 전극봉은 지난 3월 톤당 1,500~2,000달러에서 9월에는 2만~3만5,000달러까지 치고 올라갔다. 적게는 10배 많게는 17배 올랐다.

전극봉의 수직 상승은 중국발 환경 보호와 규제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중국 당국이 환경 보호를 위해 니들 코크스 공급을 줄인 것. 이 때문에 중국에서 약 25만톤의 전극봉 생산이 줄었다. 전세계 생산량의 약 13%가 예고 없이 사라진 것이다.

전극봉 공급 감소는 전기로 업체들의 원가 상승을 낳았다. 이란은 120달러 올랐다. 미국의 무역 규제로 터무니 없이 오른 것이다. 터키는 47달러(전기로 1%, 정련로 0.35%) 상승했다. 한국은 0.3~0.4% 정도 사용하는데 일본 등의 제조사 등에서 맺었던 장기 공급 영향으로 이번 폭등에서는 영향을 덜 받았다.

반면 중국산에 주로 의존하던 동남아의 전기로사들은 장기계약 취소, 가격 폭등으로 상당한 고통을 당했다.

- 전극봉, 폭등 후 폭락…그 배경은?

전극봉 가격은 10월부터 급락했다. 병목현상을 낳았던 니들 코크스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전극봉 공급도 동반해 증가했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주로 사용하는 10~16인치 UHP타입의 경우 9월말 톤당 2만달러에서 최근에는 1만달러 정도로 떨어졌다.

한 달 동안에 전극봉 가격이 반 토막이 난 것은 중국 전기로 업체들의 생산 및 영업허가 지연 때문이다. 유도로 폐쇄 정책에 따라 전기로로 전환되는 물량이 약 3,600만톤 정도로 추정된다. 그러나 정작 허가는 이중 35% 정도만 받았다. 설비만 준비하고 생산을 하지 못한 나머지 업체들이 수요(약 20만톤)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전극봉 가격이 폭락 한 것이다.

중국의 전극봉 생산은 팡다,CIMM, Jilin 등 3개사 중심이다. 연간 60~65만톤 정도 생산한다. 아직 인가 받지 못한 전기로업체들의 전극봉 주문은 거의 없는 상태다.

가격은50% 정도 하락했지만 시장은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 전극봉 폭등과 폭락이 준 영향은?

전극봉은 지난 3분기에 철 스크랩 가격 하락과 빌릿 가격 상승을 만들었다. 4분기에는 전극봉 가격이 하락하면서 스크랩 가격 상승과 빌릿 가격 하락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터키는 리라화 평가 절하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이러한 흐름에 편승을 하게 될 것이다.

터키를 예로 든다면 9월 한달 간 철 스크랩은 55달러 정도 하락했다. 빌릿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전극봉과 부자재의 원가 비중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한달 간 철 스크랩은 10달러 정도 올랐다. 터키향 러시아산 빌릿은 30달러 정도 하락했다. 역시 전극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리핀은 9월말~10월 초 빌릿 가격이 CFR 540달러까지 올랐다. 10월 중순과 하순에는 515달러, 11월 초에는 500달러, 그리고 최근에는 488달러로 하락했다. 인도산(유도로 제품)은 483달러까지 하락했다. 고점대비 50달러 정도 하락했다.

향후 철강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도 전극봉 가격은 하락 중이다. 가격 급락에 대한 우려로 고객들은 구매를 늦추고 있다. 전극봉 가격 하락으로 전기로업체들의 원가 부담은 경감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철 스크랩 가격 +110~130달러면 빌릿 가격이라고 봤다. 전극봉 가격이 꼭지에 도달했던 지난 9월에는 여기에 추가로 전극봉과 부자재 가격 50달러를 추가했다. 지금은 가격 폭락으로 20~30달러 정도로 바뀌었다. 즉 지금은 빌릿 = 철 스크랩+ 110~130달러 + 전극봉 20~30달러 구조로 바뀐 것이다.

철 스크랩 가격이 310달러라고 할 때 빌릿은 140달러 추가된 450달러대가 적정한 가격대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11월 이란에서는 FOB 450달러, 인도와 극동 러시아는 FOB 470~475달러, 러시아 흑해 선적분은 FOB 460달러 정도에서 오퍼 되고 있다.

전극봉의 영향이 없는 유도로 업체들은 전기로업체에 비해 원가 경쟁력이 지난 3월 톤당 10~20달러 우위였다. 9월에는 40~50달러로 확대됐다. 지금은 20~30달러 정도 우위로 보인다. 전극봉의 가격 등락이 가격 경쟁력의 차이를 낳은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유도로 회사가 50여개 정도 있다. 철 스크랩 구매량이 월간 40만톤 정도이다. 이 회사들은 주로 중국산 철 스크랩을 수입해 제품을 만든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9월 한 달간 중국에서 16만5,000톤의 철 스크랩을 수입했다.

중국은 환경정책으로 빌릿 수출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비 중국산 빌릿의 가격 하락은 하방 경직성이 뚜렷하다. 위에서 설명한 원가 구조와 제품 가격 산정 방식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즉 전극봉 가격이 하락 할수록 철 스크랩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또 동절기 철 스크랩 공급 감소로 향후 20~30달러 정도 오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최대 수입국인 터키의 리라화가 달러당 3.9 수준에 있지만 내수 제품 가격의 상승 및 수출 비중 확대로 충격이 완화되고 있다.

판재류는 중국 하북성의 8대 고로사들이 난방기 (17.11.15 - 18.3.31) 감산으로 약 5억톤 정도 생산이 줄어들고 다른 나라에서도 생산이 다소 줄어 약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아프리카 중동 시장은 40~50달러 하락했다. 터키에서는 러시아산 열연코일이 CFR 510달러 정도에 오퍼 되고 있다.

철근은 완제품이고 계절 변화에 민감하다. 빌릿과 동행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지금은 빌릿과의 상관 계수가 떨어진다. 중국의 철근은 빌릿 가격에 직접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은 철 스크랩이 바로 미터다. 중국산 철근은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 해외 수출에 애정이 있거나 혹한 등으로 수요를 우려한 중국의 일부 제조업체들이 소량 수출을 하고 있다. 빌릿을 소재로 한 당산지역 단순압연업체들의 수출은 거의 불가능하다.

난방기 진입으로 점결탄이 다시 관심 대상이 됐다. 중국 최대 석탄기지인 산시성의 생산, 물류의 통제는 다시 점결탄 가격을 끌어올릴 개연성이 있다. 니들 코크스의 통제가 생각보다 엄격하게 이루어진다면 전극봉 가격이 다시 롤러 코스터를 타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