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폭락 영향과 철스크랩 등 향방은?

- 리리화 폭락 등 혼란 있지만 큰 동요 없을 듯 ... 수출비중 높아 큰 영향 없을 수도 - 빌릿 가격 하락 제한적 ... 철 스크랩 재 반등 가능성 높아

2017-10-16     신용규 판코리아메탈 대표
▲ 판코리아메탈 신용규 대표이사
철강에 입문한지 만 32년만에 10일간의 긴 휴가를 보냈다.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고 꿈같이 흘러갔다. 그리고 지금은 국제 철 스크랩 시장을 요동치게 한 태풍의 현장인 터키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꿈 같은 휴가를 보낸 동안 우리의 관심은 1) 명절 후 환율 2) 중국의 가격 변화 3) 터키의 철 스크랩 가격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 등이었다.

원화 가치는 1,150원을 넘어 1,200원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불식됐다. 반도체 호황으로 최대 무역흑자를 거두었고, 기름값 하향 안정으로 1,135원에서 안정됐다. 절하 우려가 무색하게 절상 가능성이 더 높아 졌다. 국제 정세 등 대북 위협요인만 줄어든다면 1,100원 이하도 가능해 보인다.

중국 철강 가격의 대표격인 빌릿은 명절 전 톤당 3,470~3,500위안이었다. 명절 마지막 날에는 3,630위안으로 꼭지를 찍었다. 9일 오후에는 3,570위안, 10일에는 3,500위안을 기록했다. 명절 전 가격으로 복귀한 것이다. 11일 이후부터 주 말까지 3,520위안 전후에서 안정된 모습을 이어갔다.

1) 환율 : 터키 리라화 폭락과 영향

원화 환율과 중국 내수 가격이 안정될 기미를 보인 반면 터키의 철 스크랩 가격은 요동을 쳤다.

터키의 대형모선 수입가격은 추석 연휴 전부터 고점인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360달러대를 고점으로 폭락해 추석 연휴 기간 중에 300달러 이하로 밀렸다. 전극봉 내화물 등 부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터키의 전기로 제강사들이 철 스크랩 가격 인하 압력을 행사하면서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지나친 가격 하락으로 연휴 후반에는 다시 급등해 9월말~10월 초 가격대인 315~320달러 정도로 올랐다.

터키의 빌릿은 500달러 이상에서 버티고 있다. 빌릿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꾸준한 수요는 9월말부터 빌릿 가격이 상승세를 타는 동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터키의 철 스크랩 가격 안정을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최근 미국과 정치적 갈등이 발생하면서 비자 발급 문제가 생긴 것. 아래 표와 같이 9월에 달러 당 3.4 리라 수준이었던 것이 3.7 리라로 절하됐다. 10월14일에는 3.63리라로 안정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평소대비 8%정도 평가 절하된 상태다. 수입업체로 봐선 8% 정도 불리한 여건이 조성 된 것이다. 오히려 수출업자 들에게는 8% 정도 유리해 졌다.

우리는 지난해 리라화 폭락의 영향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말 터키의 리라화는 달러당 2.6~2.8에서 3.8로 평가 절하됐다. 당시 철 스크랩 가격도 폭락한 바 있어 환율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 리라화 환율 동향


향후의 정세는 아직도 유동적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철 스크랩을 수입을 많이 하는 터키 (약 2,000만톤 수입으로 전 세계 교역량 8,600만톤 중 23% 차지)에서 가격 혼란 요인이 발생한 것이다.

물론 내수 가격을 10% 정도 상승하면 상쇄 효과가 있겠지만, 환율이 제품 시장에 반영되기까지0한 두 달 정도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과도기적 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아래 표와 같이 터키의 수출 비중은 50% 전후로, 판매 포트폴리오가 내수:수출이 50대 50으로 생각보다 그렇게 영향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 터키의 수출입 비중 / (단위 : 백만톤, 2017년1~3월)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철근 및 선재, 그리고 빌릿의 터키산 가격 경쟁력은 더욱 더 높아질 것이다. 철근은 싱가포르나 홍콩 등에서 그 존재감을 더욱 더 들여낼 것으로 보인다.

2) 10월 중순 이후 터키 시장은?

국제 철 스크랩 가격은 요동을 치고 있고, 한국 내수가격은 본격적인 하락을 시작했다. 모두의 관심은 10월 중순 이후 시장에 대한 전망으로 나아가고 있다.

필자는 1) 터키의 철 스크랩 가격 하락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연간 600만톤 정도 수출하는 러시아산만 약 300달러 정도이며, 미국 유럽산 철 스크랩은 310~315달러 정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상승 가능성이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번들 철 스크랩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지만 슈레디드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Yolbran Steel이 중국산 슈레디드를 365달러에 수입했다. 품질에 대한 평가는 좋다. Icidas, Tosyali, Kroman, Colakoglu, Habas 등 거의 모든 업체들이 중국 슈레디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슈레디드 비중을 높이면 전기로 생산성이 좋아지는 반면 전극봉 소비는 줄어든다. 전극봉 가격이 천정부지인 현시점에 상당한 장점이다. 터키에서는 중국산 슈레디드 가격은 미국 HMS No.1&2 80:20 대비 5~10달러 정도의 프리미엄을 인정하고 있다.

Yolbran의 구매가격 365달러도 미국 80:20 철 스크랩이 360달러이던 시절에 계약된 것이다.

대형 사이즈 전극봉 가격은 3만5,000유로까지 올랐다. 슈레디드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슈레디드의 엑스트라 가격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재 중국산 슈레디드 가격은 터키 수출이 어렵다. 난방기가 본격 도래하면 고로의 감산이 이루어진다. 10월부터 중국의 세관 최저 가격은 160~180달러대로 올랐다. 국제가격의 하락으로 중국산 슈레디드는 경쟁력이 없다. 번들 철 스크랩은 컨테이너 운송에 따른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길로틴 부족으로 소형사이즈인 50 ×50 ×50만 가능하고 품질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터키 수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결국 터키 제강사로 선 미국과 유럽 철 스크랩에 의존해야 하고 이들 국가의 수출 가격이 오를 여지가 크다.

터키 현지에서도 10월 말 10~20달러 정도 오른 325~330달러 정도를 전망하고 있다.

빌릿 가격은 20달러 정도 하락한 FOB 500달러 대이다. 철 스크랩이 60달러 하락 후 15달러 올랐다고 보면 45달러 하락한 것이다. 이에 비해 빌릿 가격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수요가 견조해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나타난 것이다.

다른 국가들도 빌릿의 FOB 가격 하락이 불과 20달러 (이란 485달러, 러시아의 495~500달러, 대만 505~510달러, 중국 515~520달러)이다.

3) 터키의 제품 시장은?

철근의 FOB가격은 505~510달러, 내수가격은 515~520달러 수준이다. (실 중량 기준) 철 스크랩 인하만 반영되었고, 리라의 평가절하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이 철근가격은 러시아의 FOB 530달러대비 20~25불 정도 싼 것이다.

빌릿과는 불과 5~10달러 정도밖에 차이가 안난다. 내수 가격이 덜 올랐다는 반증이다. 싱가포르나 홍콩 향으로 적극 수출될 가능성이 높다.

선재는 FOB 550달러 대이다. 열연강판은 FOB 590달러대이다.

4)결론

이번 ,리라 절하는 시장에 잠깐의 충격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철 스크랩 가격, 빌릿 가격, 철근 등 철강 제품 가격을 고려 할 때 일시적인 조정 후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터키의 철 스크랩 폭락과 조정기에 리라화까지 폭락해 관련업체들의 우려가 큰 상태다. 필자는 지난해와 달리 리라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철 스크랩, 빌릿, 철근 등 철강 제품 가격을 고려할 때 철 스크랩 가격은 상승에 방점이 찍힌다고 생각한다.

터키의 변화와 중국의 감산 정책에 주의를 집중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