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관 공급 부족..이제는 대만산에도 ‘관심’

- 중국산 각관 가격이 한국산보다 높아 - 중국산의 대안으로 대만산 수입 검토 중

2017-08-21     정예찬 기자
구조관 업계에 극심한 구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중국산 각관도 가격이 높아 매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강관 업계는 어떻게든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대만 시장에 수소문 하기 시작했다.

최근 국내 구조관 시장에서 가장 구색이 부족한 품목은 바로 베이스 품목인 2T 짜리 각관이다. 사이즈를 불문하고 2T 소재 자체가 부족해 메이커들도 고객사들의 주문에 대응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가격 경쟁이 심할 당시, 일부 업체들은 가격을 맞추기 위해 중국산 각관 수입을 시작했다. 그리고 중국산 각관 수입 물량은 점점 늘어 이제는 시장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산 각관 오퍼가격이 국내산보다 높은 수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스틸데일리가 입수한 중국산 각관의 최신 오퍼가격은 톤당 660달러다. 여기에 최신 환율 1,140원을 곱하고 부대 비용 3만원을 더하면 약 78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금주 국내 구조관 각관이 톤당 76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산이 오히려 더 비싼 것이다. 결국 수입업체들은 수입을 중단하거나 최소한의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자료 : 한국철강협회


이러한 수입업체들은 현재 대만으로 눈을 돌려 대안을 찾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이러한 정황을 파악한 상사들도 중국산 각관 시장에 관심을 내비치기 시작했으며, 동시에 대만산 강관 수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 강관 수입시장에서 대만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은 총 66만여톤의 강관을 수입했고, 이 중 대만산은 1%도 되지 않는 1,931톤에 불과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7월까지 누적 강관 수입량은 37만여톤이며, 대만산은 1천톤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있는 대만산 강관 중 품목 별로 탄소강 ERW강관이 가장 많고, STS를 포함한 특수강 강관도 일정 비중 이상 수입되고 있다.

▲ 자료 : 한국철강협회 (동기 대비는 전년 1~7월 수입량 대비)


한국 강관업계는 그동안 주로 대만산 열연에만 관심을 가져왔다. CSC(中鋼), 중홍(中鴻), 샹싱(尚興) 등이 대만의 주요 열연 밀이다. 하지만 강관 제품 수입에는 관심이 없었다. 또한 대만 현지에서도 강관 수출에 있어서 미국향 유정용강관과 송유관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대만도 중국 시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다. 이미 소재에서부터 시작되는 가격 급등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강관 관련 KS 취득 업체도 없을뿐더러, 이미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체제로 전환 중이라는 점에서 중국산을 대체할만한 저급재 생산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대만산 강관의 수입량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관사들은 소재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수입산 열연 사용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더 큰 구매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가을 성수기가 가까워질수록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한국 강관산업은 매우 단순하고 동시에 외부 요인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올 가을 강관사들의 영업실적은 사실상 구매 담당자들의 실력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