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연價 상승기조 10월까지 간다"

- 고로사 가격 인상 의지, 타이트한 수급 등 긍정적 요인 - 중국發 가격 급등락 및 원료가격 하락 전환 경계

2017-08-21     유범종 기자
국내 열연시장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7월부터 시작된 가격 상승은 꺾일 줄 모르고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가격 향방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10월까지는 가격 상승기조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가격 상승 지속에 가장 설득력을 주는 요인은 국내 생산업체들의 인상 의지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고로사들은 8월이 시작되면서 일제히 주문투입분 열연가격 인상을 전격 결정했다. 포스코는 유통향과 실수요향에 대해 톤당 2~5만원, 현대제철은 톤당 5만원을 상향 조정했다.

통상 주문투입 물량이 생산되어 출고되는데까지는 약 30~45일 가량이 소요된다. 따라서 8월 주문투입분 가격 인상이 실질적으로 시장에 적용되는 시점은 9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장에 물량에 출고가 된 이후 유통업체들이 재고를 소진하는데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10월까지 높은 판매 가격대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특히 국내 고로사들은 원가부담 확대와 수익성 악화를 근거로 8월 가격 인상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향후 고로사발(發) 1~2차례의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진다면 국내 열연가격의 상승구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인들이 포착되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9월부터 대보수를 잇달아 예정하고 있다. 포스코는 10월부터 11월까지 광양 3열연공장에 대한 대규모 공장 합리화를 준비 중이다. 현대제철도 9~11월까지 당진 A~C 열연공장에 대한 순차적인 정기보수를 계획 중이다. 보수기간은 각 공장별로 7일에서 20일 가량이 소요될 예정이다.

최근 1~2개월 사이 중국 수출가격 급등으로 수입산 신규계약이 저조한 가운데 국산 공급 차질까지 겹친다면 타이트한 수급으로 국내 열연가격의 강한 상승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성수기 진입과 함께 타이트한 국내 수급, 고로사들의 가격 인상 의지 등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가격 상승구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최소한 오는 10월까지는 높은 수준의 가격대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스틸데일리 DB

다만 여전히 가격에 영향을 줄 불확실한 변수들은 상존하고 있다. 먼저 중국 밀들의 수출가격 등락이다. 중국 수출가격은 국제가격의 바로미터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시간차를 두고 국내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현재 중국 열연 2급 밀들은 톤당 570달러 수준(한국향, CFR기준)에 수출 오퍼를 내고 있다. 불과 2달새 약 100달러 급등한 가격대다. 중국 열연의 경우 정부 주도의 하반기 인프라 투자,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감산 등이 기대감으로 작용하며 가격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단기 급등 이후 거품이 빠지면서 급락을 경험했던 만큼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원료가격이다. 최근 철광석, 원료탄 등 주요 원료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플랫츠(Platts) 자료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철광석은 톤당 75달러(호주산 62%, Fe분광), 원료탄은 톤당 195달러(FOB, 호주 Peak Downs Region 강점탄 기준)을 각각 기록하며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망기관들이 광산업체들의 구조조인 공급과잉 하에서 단기 공급 차질 이슈가 해소되는 올 4분기 원료가격 하향안정화를 예측하고 있어 향후 제품가격의 하방압력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