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시장, 폭풍전야인가? ‘긴장 고조’

- 심상치 않은 기류 vs 미묘한 숨고르기 ‘난해’ - 긴장감 높은데 거래는 생각보다 뜨겁지 않네.. - 단기 관망 끝나는 다음 주, 불확실 변수 가시화 주목

2017-08-17     정호근 기자
철근 시장이 심상치 않은 기류에 올라탔다.
철근 4사가 16일을 기점으로 전격적인 가격인상에 나섰다. 실수요와 유통 판매가격을 각각 1만5,000원 올린 것으로, 각각 63만5,000원과 62만5,000원의 기준가격으로 제시했다.

시장가격은 곧바로 요동쳤다. 가격인상 발표 직후인 지난 14일부터 들썩이던 시중가격은 16일 일제히 상승했다. 국내산 철근 1차 유통가격은 톤당 64만원 거래에 거부감이 없는 상황이며, 65만원 호가도 일찌감치 등장했다.

▲ 스틸데일리DB

수입산 철근 시장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국내산 시세상승을 예견한 수입업체들은 14일부터 톤당 63만원으로 판매가격을 인상했다. 국내산 가격의 추가 상승을 염두에 둔 64만원 호가도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철근 유통시장은 제강사 가격인상만큼의 판매단가 인상으로, 기준가격 상회폭을 유지했다. 가격인상의 신속한 관철에는 원·부자재 가격폭등을 의식한 시세상승 인식이 기저에 깔렸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흐름의 설득력이 높았다.

■ 이상한 거래관망, 심리로 풀어야...´다음 주 주목´

철근 시장은 의아해하고 있다. 분명 긴장감은 높아졌는데, 시장의 거래는 생각만큼 뜨겁지 않기 때문이다. ‘왜(Why)’라는 의문에 고민이 깊어졌다.

시장의 심리에서 실마리를 풀어볼 수 있다. 8월 들어 철근 유통시장에서는 ‘9월 철근 기준가격이 5만원 이상 오를 것이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막연한 체감에서 나온 것일 뿐, 뒷받침할 근거는 없다. 한 가지 인정할 의미는 향후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강하다는 공감이다. 유통시장의 거래 열기가 생각보다 뜨겁지 않은 것 또한, 기대심리의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거래심리’라는 표현으로 관점을 바꿔보자. 재고부족에 시달려온 철근 시장에서 가격상승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것은 거래조절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조급한 판매로 보유재고를 소진하지 않겠다는 심리가 강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철근 시장에서 공인된 절정은 9월이다. 유통 수요처의 관점에서도, 1차적인 가격상승을 의식한 발 빠른 매집이 끝났다. 그 다음의 전략적 판단을 고민하는 ‘숨고르기’ 정도로 지금의 관망을 이해할 만 하다.

불확실한 거래도 걸림돌이다. 철스크랩 등 원부자재 가격폭등과 제강사의 가격인상은 아직 진행형이다. 당장의 판매단가를 결정하기에 철근 시장은 매우 불확실하다. 만원 단위 인상 호가가 거침없는 상황에서, 오늘가격으로 판매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수요처 입장에서도 이미 한번 뛴 가격을 무리하게 추종하지 않겠다는 심리도 강하다. 현재 철근 유통시장의 숨고르기는 또 다른 측면에서 ‘견제’와 ‘대치’다.

예측하지 못한 변수로 뜨거워졌지만, 비수기는 비수기다. 철근 시장은 아직 계절적인 비수기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수읽기 고민이 깊어진 유통시장과 달리, 실수요 시장은 아직 기상악재에 발이 묶여 있다. 눈에 보이는 거래, 몸으로 느껴지는 수급변화가 여전히 중요한 출발신호다.

짧은 관망이 끝나는 다음 주. 불확실한 변수가 가시화되는 8월 하순을 예의주시할 이유들이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