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하락세..강관 수출에 먹구름?

- 유가 하락 -> 시추활동 위축 -> 강관수요 감소 -> 수출 축소 - 수출 지역 다변화, 품목 다변화만이 살 길

2017-06-28     정예찬 기자
최근 한국 강관 수출의 회복세가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며 지난 3월에는 26개월 만에 월간 수출량이 30만톤을 넘어섰다. 특히 미국향 유정용강관(OCTG) 수출은 29개월 만에 10만톤 대로 올라섰다. 강관 수출 업계는 본격적인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미국이 이례적으로 한국산 유정관에 PMS(시장특별상황)을 적용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서명하는 등 보호무역주의를 기치 삼아 철강재 수입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 자료 : 한국철강협회


또한,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 유가 하락세가 장기화 되면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하면서 향후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2014년 초반까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가격을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2014년 하반기 들어 곤두박질쳤다. 그리고 2015년 12월 한 때 20달러 중반 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연말 OPEC 감산 합의 등의 이슈로 인해 50달러 대 중반 대까지 올라섰고 강보합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미국과 리비아 등 국가들이 공급을 확대하면서 최근 유가는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유가 하락의 원인으로는 미국의 셰일에너지 생산 증가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유가가 50달러 대로 올라서면서 채굴 활동이 활발해졌고, 이로 인해 공급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935만 배럴로 2015년 8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또한 OPEC의 감산 합의에서 면제된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도 생산량을 회복하고 있다. 리비아는 하루 90만배럴까지 생산량을 늘렸다. 나이지리아의 오는 8월 원유 수출량은 하루 200만 배럴 이상에 달해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공급확대 추세에 한국도 한몫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셰일가스 LNG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장기계약에 따른 최초의 미국산 LNG는 전용 국적선(74,000톤급)으로 수송되어 오는 7월 한국가스공사 통영인수기지에 하역될 예정이다.

▲ Dr. Fereidun Fesharaki, Chairman of FGE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내년도에는 유가가 종전 수주의 3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8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에너지경제학회에서 오일·가스 컨설팅회사 FGE의 퍼레이던 페샤라키 회장은 “올해 유가가 50달러 수준을 유지하려면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감산량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추가적인 노력 없이는 공급 과잉이 악화돼 내년 유가에 하강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가 하락은 다시 시추 활동의 축소를 야기하고, 이는 다시 유정용강관의 수요 감소세로 이어지며, 결국 한국의 미국향 강관 수출 부진이라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어낸다. 이로 인해 강관사들은 매일 유가와 북미 리그 카운트를 확인하며 수출 전략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곤 한다.

아직은 미국의 리그 카운트가 23주 연속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나 유가 하락세로 인해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결국 결론은 하나다. 스스로가 제어할 수 없는 리스크에서 벗어나야 한다. 보호무역주의와 국제유가 침체라는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관 업계는 지속적으로 수출 지역 및 수출 품목 다변화를 실현해 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