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에게 듣는다] - 길산그룹 정길영 회장

- 스테인리스 집중투자단지 조성..2020년 1조 매출 도전 - 원자재 공급∙기술혁신∙물류통합 등의 경영혁신 이뤄낼 것 - 기업의 지속성장 가능한 경영에 주안점 두며 미래를 대비한 투자 지속할 것

2017-05-23     손연오 기자
스틸데일리는 대대적인 사이트 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 철강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는 특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 철강 제조업체 CEO에 이어, 각 품목을 대표하는 유통업체 CEO 인터뷰가 이어지는 기획이다.

길산그룹은 뚝심있는 스테인리스 투자와 탄탄한 실수요 기반으로 이미 업계 내에서는 정평이 나 있다. 길산파이프로 시작해 스테인리스 전 제품의 생산과 유통 판매네크워크 확장을 현실화하며 성장가도에 올라 선 길산그룹의 정길영 회장을 만나 스테인리스 사업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 길산그룹 정길영 회장

Q> 길산그룹은 스테인리스 업계에서 최근 가장 독보적인 성장을 일군 것으로 평가된다. 길산그룹이 명실상부한 최고 스테인리스 업체로 성장하기까지 가장 큰 동력은 무엇이었나?

A> 길산의 동력은 하루 이틀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는 26년간 매년 매출액 성장을 이어왔고, 또한 이익을 시현함으로써 길산의 기초체력을 강화시켜 왔다. 그 토대 위에서 경영혁신과 품질∙기술∙환경경영을 ERP 시스템으로 통합하여, 회사의 자원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행해 왔다.

성장을 위한 우량성을 확보하여 고객 니즈에 부응하는 투자를 진행함으로써 시장상황에 맞는 규모의 경제를 단계적으로 실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지속성장이 가능한 경영에 주력할 계획이다.

Q> 최근 시장환경의 변화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스테인리스 유통업계의 구조조정은 중요 현안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스테인리스 산업과 유통시장의 발전 과정에서 길산그룹은 어떤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하는지, 또한 향후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듣고 싶다.

A> 값싸고 품질이 조악한 중국산 스테인리스 제품이 국내 스테인리스 유통시장에 무분별하게 들어오면서 시장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공급과잉 상황에서 가격경쟁은 가속화되고 있고 업체들의 적정마진이 보장되지 못한 가운데 품질경영을 실천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에 스테인리스 업계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길산은 업계 내 유통 환경 개선과 수입재 대응을 위해 포스코 신강종 개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신강종의 시장정착을 위하여 특판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업 지속성장 가능 경영모형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지속성장을 토대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냄으로써 정도경영의 모범을 보여왔다. 그동안의 투자들 역시 기업의 체질강화가 필요한 시기에 스테인리스 업계 내에서 구조조정의 방향성을 뚜렷하게 제시해왔다고 자부한다.

이와 함께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포스코와 함께 수입재 대체를 위한 신강종 개발 및 정착에 적극 참여하면서 국내 스테인리스 업계의 영향력 향상에 크게 기여해 나갈 계획이다.

Q> 길산그룹은 최근 석진철강 스테인리스 사업부 인수, 길산에스티 신규 공장 건설 등 스테인리스 부문에서의 다양하고 뚝심있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길산그룹의 계열사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계열사 간의 시너지 및 가시화된 성과에 대해서 듣고 싶다.

A>길산그룹은 올해 신설 등록한 길산종합건설과 길산로지스를 포함하여 7개 계열사로 구성되어 있다. 신설법인들과 길산골프클럽을 제외한 주요 4개 계열사 모두 스테인리스 제품을 제조, 유통하고 있다.

제조 4사인 길산파이프, 길산스틸, 길산에스티, 길산에스에스티는 중점품목상 차이는 있으나 모두 스테인리스 제품을 주종목으로 취급함으로써, 거래처별 다양한 수요 충족과 지역별 교차 대응에 상호 협력하여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계열사간 협력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로 지속성장 경영모형 실천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지난 4월에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석진철강 스테인리스 부문을 인수하여 정상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영남지역의 영업력 제고를 위해 장기간 이 지역의 사업장 신설을 추진해 온 길산으로서는 일거양득의 결과를 내게 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길산은 오랫동안 스테인리스 배관 유통에만 참여해 왔으나 양주시 홍죽일반산업단지의 대규모 신규 공장 건설을 통해 본격적인 생산을 목전에 두게 됐다. 스테인리스 배관 유통 경험을 토대로 한 생산 진출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Q> 위와 관련하여 향후 어떤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더불어 올해 길산그룹의 영업전략과 향후 비전에 대해서 한 말씀을 부탁드린다.

A> 스테인리스 유통시장의 문제점은 공급초과를 유발하는 대규모 설비와 국내 유통업체의 영세성에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적기에 단계적으로 투자를 확대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길산은 스테인리스 집중투자단지를 조성하여, 원자재 공급∙기술혁신∙물류통합 등의 경영혁신으로 참여하는 유관 기업들과 함께 경쟁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윈-윈 전략을 장기과제로 실천하고자 한다다.

올해는 시황이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겠지만, 길산은 시장점유율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매출과 이익 목표 증가를 달성하려고 한다. 길산의 지속성장 경영모형 실행으로 축적된 가격, 품목 다양성 및 품질 경쟁력 및 물류를 바탕으로 신규 거래를 늘리고 기존 거래처의 거래점유율을 제고함으로써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길산은 2020년 1조 매출에 도전하기 위한 비전을 세웠다. 새로 마련한 영남지역의 사업장을 활성화하여 고객의 불편이 존재하는 지역을 없애고, 길산로지스를 통하여 물류를 효율적으로 통합 관리하여 납기를 조금이라도 더 단축시킴으로써 경쟁력을 제고하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양주 홍죽산업단지 신공장에서 공급하게 될 배관재 영업을 활성화하여 비전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Q> 오랜 기간 스테인리스 구조관 제조업과 스테인리스 판재 유통시장을 이끌어 온 대표업체로써 시장과 업계에 대한 고민이 남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국내 스테인리스 유통시장에 대한 문제의식과 향후 전망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A> 그 고민은 유독 길산에게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구조조정이란 화두가 지속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중국산 스테인리스 제품의 무분별한 수입과 유통이다.

저가 수입재 무차별적인 유통으로 인해 유통시장의 순기능이 마비됐으며 업계 전반의 수익성마저 저하되는 상황이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다. 소위 말해 ’유통경영의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A업체가 가격을 내리면 이를 안 B업체는 그보다 가격을 더 내린다. 이런 과정이 많은 업체들을 통해 반복된다. 모두가 파멸의 길로 들어가는 ’유통경영의 악순환’인 셈이다.

이런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유통 종사업체 간의 자율적인 대책 수립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길산의 최고경영자로서 그리고 과거 철강협회 스테인리스클럽 회장을 역임했던 점을 살려 기회가 닿는다면 어려운 문제임이 확실하지만, 유통업체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구해볼까 하는 마음이다.

포스코에서도 이러한 유통시장의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신강종 개발 및 보급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 길산도 여기에 호흡을 맞추며 홍보와 유통에 힘쓰고 있다. 길산이 거래하는 모든 업체에서 신강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용도에 맞는 수요에 신강종으로 수입재를 대체함으로써 국내 스테인리스산업 발전에 일조하며 문제 해결의 첫걸음을 디딜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작년의 경우 스테인리스 업계가 유례없는 큰 폭의 이익을 실현했다. 그러나 올해 스테인리스 시장의 흐름은 지난해처럼 녹록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스테인리스 시장경기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그리고 이를 반영한 길산 그룹의 경영 주안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올해 1분기까지는 지난해 연말 흐름이 이어지면서 매출과 손익이 공히 양호하게 나타나는 업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2분기 이후 수요와 가격 변동성 측면에서 모두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시장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길산그룹은 올해에도 기업의 지속성장이 가능한 경영모형의 실천에 경영 주안점을 두고, 미래를 대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최근 석진철강 스테인리스 사업부 인수와 양주 홍죽산업단지 신공장 건설도 그 실천의 하나이지만, 거슬러 올라가보면 1997년 IMF 위기 때와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이 경영모형의 실천을 위한 투자가 계속되어 왔다. 그 결과 예상 밖의 좋은 실적으로 지속성장 경영모형의 우수성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길산의 투자는 언제나 시장수요, 좁게는 길산 거래처 수요를 면밀히 분석하여 결정함으로써 과잉투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 투자를 확대하여 설비를 증설하고 취급품목을 증가시키는 한편 길산이 가진 경쟁력을 활용하여 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면서 시장점유율 제고를 통한 목표달성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