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에게 듣는다] - 한진철관 이형석 사장

- “지속적인 투자와 혁신을 통한 성장만이 치킨게임에서 살아남는 길” - “품질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수요가 중심의 마케팅이 무엇보다 중요” - 1%의 디테일 경영, “5년, 10년 후에는 차별화된 경쟁력 될 것”

2017-05-19     정예찬 기자
스틸데일리는 대대적인 사이트 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 철강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는 특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 철강 제조업체 CEO에 이어, 각 품목을 대표하는 유통업체 CEO 인터뷰가 이어지는 기획이다.

다만, 강관업계에서 품목을 대표하는 유통업체를 선정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종합강관사 1위 세아제강에 이어, 구조관 메이커 1위 기업 한진철관의 이형석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침 이형석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1년 즈음되는 시기라는 점에서 이번 인터뷰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였다고 한다. [편집자주]


▲ 한진철관(주) 이형석 사장
Q> 한진철관은 최근 구조관 업계에서 독보적인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한진철관이 명실상부한 최고 구조관 메이커로 성장하기까지 가장 큰 힘은 무엇이었습니까?

A> 최고의 구조관 메이커란 표현은 부담스럽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해야 할 일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성장의 배경에는 지난해에 작고하신 창업주 회장님의 창업정신과 생전에 창업1세대임에도 2세인 저에게 많은 실패의 경험을 쌓게 해주신 점이 지금 타 조관사와 차별화를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생전에 2세인 저의 변화와 혁신에 많은 힘을 주셨고 그로 인해 지속적인 투자와 변화를 줄 수 있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지속적인 투자와 혁신을 통한 성장만이 치킨게임중인 구조관 업계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고 지켜봐 주셨던 점이 타 경쟁사와 차별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한국 강관 산업의 발전 과정에서 한진철관은 어떤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하시는지요. 또한 향후 어떤 역할을 생각하고 계신지요.

A> 한진철관은 80년대 90년대를 거쳐온 1세대적인 경영과 다른 구조관 업계의 변화와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2010년 이후 구조관 업계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극심한 경쟁체제로 진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80년대 90년대의 고속성장시기의 생산과 판매방식에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구조관은 으레 20-30년된 조관기를 대충 돌리고 어느 정도의 품질만 나오면 된다는 식의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진철관은 최신설비를 통한 제조업 본연의 제조경쟁력, 관리를 통한 원가절감, 보수적 관점의 마케팅에서 수요가 중심의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점을 업계에 인식시키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업계의 표준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Q>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구조관 업계 대표 업체로써, 시장과 업계에 대한 고민도 깊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거와 현재의 경영환경에 있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최근 국내 강관 시장에 대한 문제의식과 바람직한 발전(개선)방향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A> 구조관 업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출혈경쟁입니다. 과거의 경영환경에 비해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고 이로 인한 가격경쟁은 클 것입니다. 또한 구조관업계도 산업체전반의 문제인 주당 노동시간단축, 최저임금인상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관 업계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치킨게임과 노동시간단축 최저임금 등의 문제에 대하여 구조관 업계는 제조업본연의 제조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이를 통한 유연한 노동경쟁력을 갖춰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조업 본연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신설비를 도입하여 제품본당, 시간당 생산성을 극대화 하며 자동화를 통한 노동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품질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보수적인 마케팅에서 수요가 중심의 마케팅으로의 인식변화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착한 기업이라 지속 가능하다.”


Q> 지난해 한진철관에 큰 일이 있었고,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의 한진철관은 강관 업계 내에서 이례적으로 젊은 경영(재고장 온라인 공개 및 ‘일일할인’ 프로모션 등)을 하고 있다는 외부의 평가도 있습니다. 이형석 대표 체제에서 한진철관의 경영철학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A> 지난해 창업주 회장님이 작고 하신 후 제가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한진철관을 이끌고 있습니다. 큰일을 겪었지만 이미 2012년 신공장 가동 시부터 작고하신 회장님께서 기회를 주셨기에 변함없이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의 경영철학은 “착한 기업이라 지속 가능하다.” 라는 말에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은 기술, 경제적 효율성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고 중요하지만 열린 환경에 노출될수록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진철관은 2017년 1월부터 통상임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구조관 업계에서는 최초입니다. 좋은 회사는 착한 기업이고 착한 기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할 때 가능하다고 봅니다. 회사를 함께 만들어 가는 직원, 회사가 위치한 지역, 고객까지 모두가 함께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대상이며 이를 통한 신뢰가 기업경영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변동성이 커진 국내외 철강산업에서 2017년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 기점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2017년 강관시장을 어떻게 전망(쟁점과 관건 등) 하십니까? 이를 반영한 경영 주안점은 무엇입니까?

A> 2016년은 중국발 가격인상으로 실제 국내 수급에 왜곡이 심했다고 봅니다. 실제 수요량보다 가격인상에 따른 가수요가 발생했고, 중국업체의 가격인상시기와 국내밀의 가격 인상 시기 차로 인한 극심한 수요 왜곡이 있었다고 봅니다. 2016년 12월까지 이러한 비정상적인 수요와 가격이 구조관 업계에 있었기에 2017년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수요감소 및 극단적 가격인하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중국밀의 수출 오퍼가격에 초단위로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 만큼 중국 밀들의 가격안정화가 될 때까지는 구조관 업체들의 극단적 가격인하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또한 최근 들어 자금 상황 등이 어려운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어 극단적 가격인하는 지속될 것입니다. 이는 치열하게 구조조정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결국 치킨게임이 종료되려면 경쟁력 없는 회사는 퇴출되고 살아남는 업체중심으로 새로운 구조관 업계의 생산, 판매에 대한 패러다임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진철관은 이러한 치킨게임에 살아남기 위해 제조경쟁력 극대화를 통한 생산증가1%, 원가절감1%, 영업이익1% 구매관리1%등 1%의 디테일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당사 매출의 1%는 약 15억입니다. 1%의 차이가 앞으로 5년, 10년 후에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