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스크랩, "투기 심리 · 그들이 온다!"

- 16년 이후 재고 가격 등락 가팔라 ... 제강사 낮은 재고 한 몫 - "투기 심리의 귀환 양업계 모두 손실" ... 재고 부족 · 구매 기피 악순환

2017-03-24     손정수 기자
▲ 철 스크랩 시장의 재고 등락이 커지고 있다. 투기 심리가 귀환하고 있는 것이다. 양업계 모두에게 손실이라는 지적이 많다.
철 스크랩 시장의 변동성이 지난 2014년 이후 국내 철 스크랩의 주간 재고 변화를 볼 때 최근 1년간 진폭은 커지고 변동 횟수는 눈에 띄게 잦아 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의 등락의 주기가 빨라지고 등락폭도 커진 것이다. 철 스크랩 시장이 다시 투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각 년 평균 재고를 100으로 할 때 2014년~2015년까지 2년간 연평균 재고를 밑돈 횟수는 3회, 상회한 횟수도 3회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6년1월~2017년3월 기간에는 평균 재고를 밑돈 것이 5회 상회한 것이 6회다. 무엇보다도 최근 15개월간 재고 변동선이 각 년 평균 재고선과 교차한 시점이 지난 15개월간 15회에 달했다. 반면 2014년~15년의 2년간은 6회에 불과했다. 2014년~2015년 2년간의 변화보다 지난 15개월간의 변화가 더 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진폭도 커졌다. 2014년과 2015년의 경우 재고가 바닥에서 단기 고점까지 늘어나는데 3~4개월이 소요됐다. 2016년에는 불과 2~3주 사이에 재고의 바닥과 천장을 오간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제강사의 재고의 불안정성이 커진 것이다.

제강사의 재고 스펙트럼이 커진 것은 1) 가격 등락장이 도래하면서 시세차익을 기대한 철 스크랩 유통의 판매 기피와 소나기 판매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 제강사의 철 스크랩 기본 재고가 낮았던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3) 2016년 이후 철 스크랩을 포함한 국제 철강 연원료 시장의 불안정이 급격한 가격 등락과 재고 증감을 낳은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제강사의 재고 운영이다. 7대 전기로 제강사의 평균 재고는 지난해까지 꾸준히 줄었다. 2016년의 제강사 평균 재고는 2014년대비 28% 감소한 95만8,000톤을 기록했다. 제강사의 적은 재고가 철 스크랩 가격 등락과 만나 철 스크랩 물동량의 부침과 기대 심리를 자극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철 스크랩의 투기적 거래는 제강사와 철 스크랩업계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제강사는 철 스크랩 재고 부족 해소를 위해 근거리인 일본 철 스크랩 수입을 적극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자주 처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이후 제강사의 당월 도착 일본 철 스크랩 계약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또한 불안한 미래에 대한 대비를 위해 철 스크랩 수입을 적극 늘리고 있다.

전기로 제강사들의 올해 철 스크랩 수입이 크게 늘었다. 2월까지 수입은 전년대비 41.3%나 증가했다. 근거리인 일본 철 스크랩이 25.9% 늘어난 것이다. 빌릿 수입 감소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재고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수입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문제는 수입이 늘어나면서 제강사의 입고 통제도 강화되고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들어 제강사의 입고 통제는 2개월~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제강사의 입고 통제는 철 스크랩 가격 하락 뿐 아니라 유통업체들의 매출량 감소로 이어져 이중고를 지우고 있다.

또 과도한 철 스크랩 수입은 제강사의 수익 및 원가에 대한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결국 투기적 거래로 양업계 모두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양업계의 대책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 자료 : 스틸데일리 철 스크랩 D/B
▲ 자료 : 스틸데일리 철 스크랩 D/B
▲ 자료 : 한국철강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