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철 스크랩, 어쩌다 이 신세 됐나?

- 재고 과다로 고급 철 스크랩 구매 기피 뚜렷

2017-03-23     손정수 기자
▲ 고급 철 스크랩이 천덕구러기가 됐다.
고급 철 스크렙이 천덕꾸러기가 됐다.

최근까지 제강사의 고급 철 스크랩 선호 현상이 뚜렷했다. 이 때문에 신다찌와 생철의 구매가격이 다른 등급과의 가격 차를 벌렸다. 그러나 최근 국내 제강사의 고급 철 스크랩 기피 현상이 뚜렷하다.

국내 제강사들이 가장 먼저 입고 통제를 시작한 것은 생철류다. 특히 생철 장척에 대해선 구매를 기피하고 입고 통제를 강화 중이다.

구매 기피 현상은 가격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철강과 세아창원특수강은 생철 가격 인하폭을 크게 가져갔다. 세아창원특수강의 21일 가격 인하의 경우 생철압축 1만5,000원, 생철 1만원을 인하했다. 그러나 중량 그레이드는 5,000원 인하했다. 포스코도 24일 인하 발표에서 생철 압출과 중량은 1만5,000원, 그외는 1만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생철류만 먼저 인하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국내 철 스크랩에 국한 된 것이 아니다.

현대제철은 현재 일본 철 스크랩 구매를 추진 중이다. 이번 주 오퍼량은 19만톤에 육박한다. 일본 공급사들은 현대제철이 이번주에 약 5만톤 정도 구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매 내용은 크게 변했다는 것이 공급사들의 설명이다. 이번 입찰에서 신다찌 등 고급 철 스크랩 구매 기피 현상이 뚜렷하다는 것. 대체로 H2급 중심으로 5만톤의 계약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것이 공급사들의 설명이다.

제강사의 고급 철 스크랩 재고가 많은 것도 구매 기피의 원인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고급 철 스크랩 소비의 중심은 당진제철소다. 당진제철소의 최근 재고는 27만톤 내외다. 대부분 고급 철 스크랩으로 채워졌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지난 수개월간 철광석 석탄 가격이 높아 대체제로 고급 철 스크랩 수요가 늘었다. 여기에 특수강 생산 확대와 전기로 열연의 생산 강화가 고급 철 스크랩 구매를 끌어 올렸다.

세아베스틸과 포스코 등 판재 특수강 업체들도 꾸준한 속도로 국내와 수입을 구매해 재고가 많은 편이다. 그만큼 고급 철 스크랩 소비가 둔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시중 재고는 상당히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이 가격 상승기 판매 1순위는 가장 먼저 입고 통제 명단에 올랐던 경량과 장척류였다. 반면 생철과 중량그레이드는 언제든 판매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비축을 해 온 것.

결국 발에 차이는 것이 고급 철 스크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고의 불균형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