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유통, ‘고점 인식’ vs ‘공급부족’ 갈등

- 기대 밑돈 기준價 반영 유통시세 소폭 하향조정 - 하향 안정일까..본격 하락 전조일까..복지부동 관망 - “없어서 못 사고, 있어도 못 산다” 섣부른 판단 미뤄

2017-01-12     정호근 기자
철근 유통시장의 거래심리가 눈에 띄게 위축됐다. 은근했던 고점 인식이 예상을 밑돈 기준가격 인상폭에 자극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9일 타결된 1분기 기준가격은 전 분기 대비 3만5,000원 인상된 톤당 62만원. 당초 5만원 이상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철근 유통시장 입장에서 인상보다 인하의 체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큰 폭의 기준가격 인상 기대를 선반영 했던 1월 초 판매가격은 소폭 떨어졌다. 지난 주 까지 톤당 63만원이 당연하던 국내산 철근 1차 유통 최저가격은 톤당 62만원(즉시현금)선으로 1만원 가량 떨어졌다. 기대치를 밑돈 기준가격 인상폭만큼의 낙폭이 연출된 셈이다.

▲ 스틸데일리DB

아직 정확한 판단은 어렵다. 철근 유통가격이 기준가격 타결을 전후로 하향 안정된 것인지. 본격적인 하향세의 전조현상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예민해진 철근 유통시장의 거래심리가 하향세로 쏠릴 경우, 다음 주 시장의 추가 하락 우려를 떨치기 어렵다.

철근 유통시장의 고민을 깊게 만드는 것은 여전한 품귀다. 풀가동을 지속하는 제강사들은 대보수 취소나 설 연휴 가동 등 생산 확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예상을 뛰어 넘는 동절기 실수요 탓에 좀처럼 한계점의 재고를 벗어나지 못하는 형편이다.

심각한 품귀와 고점 인식 사이에서의 갈등이 클 수 밖에 없는 시황이다. 철근 유통점들은 일단 복지부동이다. 품귀 속 귀한 재고를 섣불리 소진할 수도, 재고를 다시 쌓을 수도 없는 관망으로 시장을 타진하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심각한 공급부족 상황에서 재고확보도 어렵지만, 공급처 재고가 확보돼도 구매에 나서기도 어려운 딜레마 같은 고민”이라며 “당분간의 시장흐름을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거래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품귀와 가격하락 불안이 공존하는 모순적인 시장에서 마음을 정하기 어렵다”며 난처한 고민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