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기준價 타결, “수읽기 돌입”

- 올해 첫 기준價 62만원..3만5천원 인상 합의점 도출 - 협의체 안정·객관적인 관점 확립 불구, 아쉬움 교차 - 기준價 확정 이후, 마감가격 조정 등 시장 완충력 주시

2017-01-09     정호근 기자
철근 시장이 기준가격 확정 이후 복잡한 수읽기에 들어갔다.
9일 제강사-건자회는 올해 1분기 철근 기준가격을 전 분기 대비 3만5,000원 높은 톤당 62만원으로 타결했다. 기준가격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동결 이후 3분기 만에 인상된 것이다.

▲ 스틸데일리DB

이번 기준가격 타결은 지루한 공방의 결과다. 지난 연말을 앞두고 4분기 기준가격을 동결로 매듭지었지만, 사실상의 협상을 1분기 가격으로 미룬 것이기 때문이다. 건자회 회장 등 집행부가 교체되는 혼선과 오랜 실랑이 끝에 타결된 만큼 이번 기준가격 확정의 의미는 남다르다.

먼저, 가격협의체가 안정화됐다는 의미가 크다. 이전 건자회 집행부와의 불협화음으로 파행 위기를 맞기도 했던 철근 가격협의체가 원만한 협상 타결로 제자리를 찾게 됐다. 이와 함께, 가격결정에 대한 객관적인 공감대를 회복했다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1분기 철근 기준가격은 논란이 컸던 가격공식을 다시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기준가격 인상폭은 양측이 합의했던 가격공식으로 산출된 1분기 인상요건 3만원과 지난 4분기의 미반영 인상분 4천원을 반영한 결과다.

그동안 양측은 객관적인 가격공식을 정하고도, 한 번도 제대로 된 반영을 이뤄내지 못했다. 이번 타결은 가격공식에 근거한 첫 번째 기준가격인 셈이다.

다만, 3만5,000원이라는 인상폭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철근 기준가격 결정의 객관적인 관점을 확립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공급부족 상황과 지난해 기준가격의 유불리 논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교차하고 있다. 실제로, 중요한 쟁점이었던 지난 3분기의 미반영 인상요건 2만4,000원은 이번 기준가격 타결에 반영되지 않았다.

▲ 스틸데일리DB

당초 철근 시장은 1분기 기준가격 인상에 큰 기대를 걸었다. 동절기임에도 극심한 공급부족 상황이 연출될 만큼, 철근 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심각한 데다 철스크랩 가격 급등으로 생산원가 상승도 기대를 높인 이유였다. 이를 근거로, 철근 시장은 최소 톤당 5만원 이상의 기준가격 인상을 예견했던 것이 사실이다.

기대에 못 미친 인상폭으로 철근 시장은 부담을 가질 수 있다. 5만원 이상의 기준가격 인상 기대를 선반영 했던 시장에서 상실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장의 관심사는 마감가격이다. 제강사가 유통향 기본할인 1만원을 유지할 경우, 1월 최저 마감단가는 톤당 61만원으로 당초 기준선을 삼았던 62만5,000원에서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 지난 주 63만원까지 올랐던 시중 유통가격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분기 기준가격 타결과 함께 철근 시장에는 새로운 숙제가 던져졌다. 기준가격 확정에 따른 가격구조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시장의 선택이 중요해졌다. 동시에, 아직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철근 시장이 얼마만큼의 완충력을 발휘할지도 중요한 관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