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키 쥔 중국산 철근價 어디로②

- 한국과 중국 철근價 이탈 국면..‘예민해진 판단’ - 고가 계약물량 입고 채비 큰 부담..가격인상 절실 - “거래공백 한계로 신규계약 압박..앞으로는 물량이 관건”

2017-01-03     정호근 기자
한 몸처럼 움직이던 한국과 중국의 철근 가격이 이탈 국면을 맞게 됐다. 중국 철근 가격은 지난 12월 중순 이후 큰 흐름의 하향세에서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 반면, 한국 철근 가격은 ‘철스크랩 가격폭등’이라는 새로운 변수에 자극을 받게 되면서 새로운 고점을 향하고 있다.

국내 중국산 철근 유통가격은 호가를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당초 계획했던 톤당 58만원을 연말에 꺼내면서 1월 시작가격이 59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국내산 철근 가격의 상승 신뢰가 높아진 만큼, 추격 의지도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 10월 중순, 41만원의 저점에서 출발한 중국산 철근 유통가격은 2개월 반 동안 18만원의 상승폭을 관철하고 있다.

수입업계는 고가 계약물량에 대한 채비가 절실하다. 장담할 수 없는 1월 말부터 집중 입고되는 60만원(470달러~480달러,CFR 계약) 선의 고원가 계약물량으로, 적자판매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까지 1,200원 대 고공비행을 지속하며 수입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 철근 가격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아직 어렵다. 다만, 2주째 중국 내수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불가피한 하향압박이 수출입 시장에 작용하고 있다. 1월의 시작과 함께 한국 수입시장에는 톤당 455달러(CFR)선 오퍼가 제시됐다. 지난 연말까지 460달러~470달러 대 오퍼를 고집하며 하락 대세를 인정하지 않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다. 중국 내수가격 하락폭이 더해질 경우, 추가 조정이 가능할 수 있는 상황이다.

■ 오퍼가격 하락, ‘꿈틀 대는 수입시장’
중국 철근 가격을 지켜보는 한국 수입업계의 관심사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다. 예견됐던 중국 내수가격 하락이 현실화됨에 따라, 오퍼가격 하락을 거쳐 한국 내 시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걱정이다. 고가 계약물량이 입고도 되기 전에 시세가 꺾일 경우, 거래심리 위축이나 가격인하의 선반영 부담 등 악순환에 발목이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우려했던 하락장이 본격화될 경우, 1월 말 이후 불 보듯 뻔 한 적자판매 걱정으로 밤잠을 설칠 수 있다. 혹시 모를 하락장을 대비해서라도, 수입업계는 판매가격을 최대한 올려 놓아야 하는 입장이다.

두 번째 관심사는 신규계약의 타이밍이다. 철근 수입업계는 개점휴업 스트레스가 한계에 이르고 있다. 이득을 보든, 손해를 보든 거래할 물량 자체가 없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이 때문에 수입업계의 고민은 개점휴업을 타개할 물량확보에 관심이 쏠려있다. 신규계약을 위해 오퍼가격의 추가 하락 여부를 비상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철근 수입업계는 중국산 철근 오퍼가격이 430달러(CFR) 선까지만 빠지면 고민 없이 계약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상당수가 이보다 빨리 계약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의 거래공백 부담이 큰 데다, 한국 철근 시장의 공급부족과 고가 시황에서 최대한 빨리 신규 물량을 가져와야 한다는 의욕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1월의 시작과 함께 제시된 450달러 대 오퍼에도 계약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중국 철근 가격이 마냥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신뢰에,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각한 스모그 등 환경오염 문제로 중국 정부가 당산지역 강제 감산 또는 가동중단 조치에 나섰다는 소식이 수입업계를 조급하게 만들고 있다.

■ “이제부터는 ´가격´ 아닌, ´물량´ 변수”
계약공백과 재고부족의 한계상황이 지속되면서 철근 수입시장은 선택의 압박이 커졌다. 안정적인 수익이 확보되지 않더라도, 계약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 한국철강협회,스틸데일리

이제부터는 가격이 아닌, 물량의 변수가 커질 전망이다. 현재 수입시장에 제시되는 신규 오퍼물량의 도착시점은 2월 말이다. 조만간 3월 초 도착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만약 현 시점 이후 중국산 철근 신규 계약이 집중될 경우, 집중공급 시점은 2월 말이나 3월 이후 시장인 셈이다.

수입산 철근 시장의 중요한 관건은 여전히 가격인 게 맞다. 하지만 중국 철근 가격이 다시 급반등 하는 변수가 없다면, 향후 시장의 중요한 관건은 물량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대량 계약이 집중되는 시점과 해당 물량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흐름을 주시할 만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