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확대에 철저히 대비"-현대제철 차재동 마케팅실장

- "수출입 통상대응 강화로 판매기반 다져야" - "원료價 급등에 따른 제품價 인상 내년에도 지속"

2016-12-28     유범종 기자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6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올 한해 국내 철강업체들은 공급과잉 심화와 더불어 중국發 가격 급등락 속에서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 특히 내년에도 이러한 시장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철강업체들은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 고객중심의 영업강화를 골자로 한 전략수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 철강산업을 이끌어가는 주요 철강업체인 현대제철 마케팅임원 인터뷰를 통해 2017년 경영전략을 들어보고 향후 시장환경 변화를 예측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사진: 차재동 현대제철 마케팅실장
Q> 올 한해 국내 철강산업은 위축된 수요와 가격 급등락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올해 철강시장을 전반적으로 회고해 본다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지요.

A> 올 한해 철강시장은 지난 5년간 이어진 가격하락이 상승세로 전환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상반기에는 중국 정부의 설비폐쇄, 가동 중단 등의 공급억제 정책과 지난 수년간 지속된 중국 철강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맞물리면서 일어난 중국발 철강재 가격 급등이 국내 철강시장 가격 상승을 견인하였습니다. 하반기도 원료탄,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고 중국 철강산업 감축이 지속되면서 국내 가격상승을 이끌었습니다. 더불어 국내 건설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봉형강 제품의 매출증대와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확대된 보호무역주의는 국내 철강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향후에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Q> 올해 현대제철의 경영성과와 주요 제품의 판매 실적은 어떠했는지요?

A> 올해 당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약 10조7,00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약 1조300억원을 기록하였습니다. 4분기 예측치까지 더한 올해 매출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예상됩니다. 봉형강 제품은 건설경기 호조에 따라 전년대비 판매 증가가 예상되며 수요 부진으로 판매 감소한 후판을 제외한 열연 및 냉연 판재류 제품의 실적은 전년대비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Q> 최근 미국에 이어 인도 등 글로벌 철강보호무역주의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대제철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른 대응전략을 구상하고 계신지요?

A> 올해는 미국이 국내 냉연강판에 대해 철강사별로 24.24%~64.68%(AD/CVD 합계)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이 절정에 이른 한 해였습니다. 그 결과 국내 생산 철강 제품 대부분이 AD/CVD 규제나 조사 중에 있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트럼프 무역 정책이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이러한 현상이 심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당사는 이미 지난 8월 통상 관련 3개 팀을 통상전략실로 대폭 확대 개편하였고 전문화된 통상조직 운영으로 주요 수출국들의 통상규제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통상마진 최소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한 내수 판매기반 강화를 위하여 국내 철강업체 및 관련 기관과 협력해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국내시장을 교란하는 저가 수입제품에 대한 수입대응 활동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Q> 통상 이슈 외에도 내년도 국내 철강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지요?

A> 저조한 2%대 국내 경제성장률과 SOC 투자감소 등 어려운 국내 경제상황과 더불어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상황 또한 내년도 대내여건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글로벌 보호무역의 강화뿐 아니라 미국발 금리 인상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 또한 철강 내수 및 수출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더불어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원료가격 급등으로 인한 철강제품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봉형강 부문에서 포스코, 동국제강 등 경쟁업체들의 실수요시장 진입에 대한 입장은 어떠하신지요? 아울러 대응전략도 수립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후판 수요 부진으로 촉발된 BH 가공시장 확대와 베트남산 H형강 수입증가는 국내 H형강 시장 경쟁을 더욱 심화시켜 중국산 H형강 대한 AD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당사는 설계 영업 강화와 특허공법 적용 확대를 통해 대형공사 일괄수주에 주력할 것입니다. 나아가 수입 추이에 따라 단계적인 수입대응 전략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Q> 주요 품목에 대한 가격전략도 궁금합니다. 내년도 원료가격 향방과 함께 제품가격 흐름은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또 자동차강판과 조선용 후판 등의 가격협상은 어떻게 진행하실 계획이신가요?

A> 올해 하반기 이후 원료탄을 중심으로 철강원료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원료탄 가격은 연초대비 크게 올라 최근에는 톤당 260달러를 웃돌고 있고, 철광석 역시 상승 바람이 불면서 최근 80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서 철스크랩 대체 수요도 늘어나 철스크랩도 상승국면에 있습니다. 향후 원료가격 향방은 수요가 견인되지 못한 상승이기에 내년 상반기 중에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상승기조가 유지된다면 철강사 입장에서는 원료가격 상승분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않고서는 수익성 확보가 될 수 없기에 가격인상 시도가 지속될 것입니다. 당사 또한 원재료 상승분을 일부 반영하기 위한 주요 제품들의 가격인상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자동차강판은 원료탄 가격 상승분 확정 이후에, 조선용 후판은 차기 가격협상시 가격 인상에 나설 계획입니다.

Q> 국내 산업별 구조조정이 진행 중입니다. 특히 조선산업 구조조정으로 철강산업 역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현대제철의 영향 및 대책은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A> 국내 조선사들은 수주절벽으로 최악의 수주 기근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주자재인 조선용 후판 수요는 급감하고 있습니다. 후판에서 조선용 후판의 비중이 60%를 상회하기에 국내 MILL 3社의 판매감소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당사는 지속적으로 조선 대형3社 M/S를 확대하고 중소형사에 대한 탄력적 물량 운영으로 조선사向 판매감소 최소화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또한 조선용 판매축소를 만회하기 위하여 고부가강 공급을 확대하여 비조선용 및 수출 판매확대를 꾸준히 추진할 예정입니다. 연말에는 후판 수출 판매루트 구축을 위한 인원 보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Q> 이 밖에 국내외 연관업체 및 고객업체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은 없으신지요?

A> 현대제철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고객사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경쟁력이 곧 현대제철의 경쟁력임을 명심하여 고객의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소재를 공급하는 동반성장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전 임직원의 열정과 지혜를 모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