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의 新을 찾아라! ① - 나사 없는 전선관

- 가온전선∙코스코의 나사 없는 전선관 - 공기 단축, 작업환경 개선, 사고 방지 등 다양한 장점 - 전선∙전기 등 케이블 토탈 솔루션 제공하는 것이 목표

2016-06-09     정예찬 기자
‘스틸데일리’ 강관 면에 새로운 시리즈 기사 연재를 시작합니다. 타이틀은 ‘강관의 新을 찾아라!’ 우리 주위에 있는 新제품, 新기술, 혹은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새로운(新) 것들을 찾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기획입니다. 철강업계 자체가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를 위해, 그리고 시장의 다양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저 혼자만의 힘으로 아이템을 찾기에는 벅찹니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들의 신청과 소개, 제보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가지고 계시거나 가지고 있는 분을 아신다면 정예찬 기자(02-716-9413)에게 연락 바랍니다.

그 연재의 시작으로 가온전선의 ‘나사 없는 전선관’을 소개합니다.

강관의 新을 찾아라! ① - 나사 없는 전선관

국내에서 전선관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후강전선관’을 지칭한다. 국내에서는 후강전선관 외에 다른 종류의 전선관이 있음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을 정도로 후강전선관만을 취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전선 제조 업체인 가온전선이 ‘나사 없는 전선관’과 단번에 연결이 가능한 ‘원터치 이음쇠’를 개발해 시장에 야심 차게 내놓았다.

전선관에 해당하는 KS는 C8401로 표준명은 ‘강제 전선관’이다. KS는 전선관의 종류를 후강전선관, 박강전선관, 그리고 나사 없는 전선관 세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시공현장에선 그동안 후강전선관이 거의 100% 쓰여왔다. 반면 일본에선 3대7 비율로 후강전선관보다 나사 없는 전선관이 보편화돼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S는 JIS를 토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일본과 거의 비슷한 표준이 적용되고 있다. 예전에는 국내의 강관 용접 기술의 부족과 연결 부속품 수급이 여의치 않아 국내 시장에선 별다른 기술적 고민 없이 일종의 관행처럼 후강전선관을 사용해왔다”며 전선관 시장의 배경을 설명했다.

▲ GP커넥터의 특허 기술 구현 예시. 방수방진 기능 필요시 입구부패킹 사용이 가능하다.


가온전선은 거래처인 일본 미쓰비시 전기의 의뢰를 받아 전선관용 원터치 이음쇠(GP커넥터)를 새로 개발하고 관련 제품을 국내 시장에 런칭했다.

전선관 자체로는 별다를 것 없는 일반KS강관이지만 나사 없는 전선관은 원터치 이음쇠와 함께 할 때 빛을 발한다. GP커넥터로 불리는 이 이음쇠는 쐐기와 스프링, 단일링, 하후징으로 구성된 부품이다. 쐐기의 내경이 벌어지며 스프링의 탄성력으로 쐐기와 파이프가 물리적으로 체결되는 방식을 구현했다.

▲ 나사 없는 전선관의 장점.


나사 없는 전선관과 원터치 이음쇠는 우선 나사가공작업이 없어 시공성이 우수하다. 현장에서 나사 가공기 및 절삭유를 사용하지 않아 현장 작업환경도 개선할 수 있다. 두께가 있는 후강전선관에 비해 무게도 가볍다. 또한 높은 곳(고소)작업 시 공구 사용이 줄기 때문에 현장사고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원터치 이음쇠를 활용하기 때문에 설치와 해체도 손 쉬워 유지보수도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온전선 배관사업팀의 이창우 팀장은 “나사 없는 전선관과 원터치 이음쇠는 기존 공사시간을 평균 40~50% 단축할 수 있다”면서, “일본의 나사 없는 전선관은 볼트 고정식 이음쇠를 사용하지만, 우리 제품은 원터치 방식이라 편리성이 더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 가온전선 배관사업팀 이창우 팀장.


원터치 이음쇠는 해체도 용이하다. 열쇠 크기의 도구 하나만 사용하면 단번에 해체가 가능하다. 전선관을 다뤄보지 않은 기자도 취재 과정 중에 손 쉽게 설치와 해체를 해볼 수 있었다. 따라서 유지∙보수 작업에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팀장은 “다양한 커넥터를 개발해두었다. 전선관끼리의 연결은 물론, 기존 후강전선관이나 PVC전선관, 박스커넥터와의 연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전했다.

가온전선은 이미 1군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해당 제품에 대한 보급을 시작했다. 대표적인 납품현장은 광명IKEA다. 배관사업팀 신현민 과장은 “IKEA와 같이 노출된 인테리어 현장에서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제품에 대한 인식과 홍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기존 시장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인 만큼 사업성을 자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 광명IKEA에서의 시공 예시. 관끼리의 연결은 물론 박스 커넥터와의 연결도 용이하다.


다시 한번 KS를 언급하자면, 국내 전선관 공급업체는 세아제강, 현대제철, 휴스틸 등 강관메이저 3사와 금강공업이 있다. 위 메이커들이 획득한 KS는 모두 후강전선관이다. 박강전선관용 KS를 취득한 업체는 없으며, 유일하게 코스코(대표 이철원)가 나사 없는 전선관에 대한 KS를 취득해 가온전선과 협력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특허 출원한 GP커넥터와 KS인증을 받은 볼트고정식 이음쇠는 가온전선이 새로 설립한 충북 괴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 GP커넥터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가온전선 괴산공장.


한편, 최근 한국전력이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중, 에티오피아 발전송전회사(EEP) 및 배전회사(EEU)와 발전송변전 설비건설, 전력망 효율개선 및 에너지신사업 협력 MOU등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나사 없는 전선관은 시공기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중동이나 러시아 같은 공기가 짧은 지역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숙련공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도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라며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이 팀장은 “아직까지는 제품에 대한 홍보가 폭넓게 이뤄지지 않아 보급 초기단계라 볼 수 있다”며 “앞으로 공기단축과 시공의 편리성을 적극 부각시켜 현장 보급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실 가온전선은 전선관 공급사가 아닌 전선 메이커다. 가온전선은 전선관 사업 진출 등을 통해 전선과 전기 등 케이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나사 없는 전선관의 보급 확대가 이러한 비전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