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S 업계, 파이의 전쟁 서막

- 3월 일시적인 판매량 증가(?)..4월까지 흐름 이어지기 어려울 것 - 판매목표 달성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아이러니한 업체 간 가격경쟁

2016-03-30     손연오 기자
최근 스테인리스 시장은 다소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했다. 업체들의 판매량은 늘어난 반면, 시중 가격은 후퇴하고 있는 것. 유통업계에 따르면 3월 대다수 업체들의 판매량은 증가한 상태다. 유통업체들의 평월 판매량과 비교했을 때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판매 목표량을 훨씬 넘겨 판매한 업체들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월마감을 앞두고 업체들 간의 가격경쟁은 사그러지지 않고 있는 상태이며, 시중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초 포스코의 톤당 10만원 출하가격 인상으로 포스코 코일센터들을 필두로 유통업계가 월초 판매단가 인상에 나섰으나, 월 중반을 넘기면서 사실상 가격인상분 적용은 절반 수준에 그쳤었다.

4월 북미와 유럽지역의 스테인리스 서차지 가격 인상과 5월적 중국산 스테인리스 오퍼가격의 인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통시장의 분위기는 이에 편승되지 못한 상태다. 니켈가격이 다시 불확실한 장세를 형성한데다가, 지난 2월 1,200원대를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국내 가격인상의 흐름을 뚝 끊어놓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업체들의 판매경쟁이 불붙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가격은 조금씩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일각에서는 톤당 5만원 수준에서의 가격인상분 적용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에 돌입한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주부터 일부 업체들이 구단가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면서 시중가격 자체가 뒤죽박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304 열연의 시중 평균 유통가격은 kg당 2,100원대 수준, 304 냉연의 유통가격은 kg당 2,200~2,250원대 수준으로, 거래가격은 현재 초반대에 몰려있거나 일부 물량이 되는 경우 이보다 할인이 적용되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업체들의 판매량은 평월대비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라간 단가로 판매하기보다는 구단가로의 판매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련업계는 3월 들어서면서 이례적으로 대다수 업체들의 판매량이 증가한 상황에 대해 수요시장이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3월 초 가격인상 가능성에 대한 일시적인 재고비축 움직임과 원달러 환율의 강세장에 따른 연초 수입재의 위축에 따른 상대적인 내수 판매량 증가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런 판매량 증대가 4월까지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늘어가는 모습이다.

또한 올해 들어 메이커들의 물량할인 정책이 예전보다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입량을 늘리려는 유통업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시중에서 판매량을 확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출확대를 하지 않으면 가격이 불확실한 시장에서 재고보유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매입원가를 낮추기 위해 매입물량을 늘리고 그만큼 판매를 확대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시중에서 결국 가격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

앞으로도 매출 확대와 시장점유율을 유지 혹은 확대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 공급과잉의 시장구조는 변화가 없는 상태이며, 사실상 위축된 것처럼 보이는 수입재 역시 크게 줄어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스테인리스 유통시장의 수요가 얼마나 확대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태에서 결국 답이 없는 한정된 파이의 전쟁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