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이명화 기자
◇스틸데일리 이명화 기자

4분기에 진입한 강관 시장은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디게 나타나면서 업계 관계자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원자재 가격 하락 속도보다 강관 제품 가격 하락 속도가 가파르면서 강관 제조에 들인 피, 땀, 눈물 같은 노력들이 무색해지고 있어서다. BTS 노랫말처럼 내 피, 땀, 눈물을 임가공 업체가 다 가져가는 것이 어쩌면 경영상 훨씬 유리할지 모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동안 강관 시장 가격은 수요 부진 탓에 하락세가 이어졌다. 다행히 최근 업체들의 인상 실시로 추가적인 하락세는 면했지만 아직까지 적자 누적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라 당분간 판매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관 업체들은 조관 라인을 새로 설치해 제조에 임하느니 외주 임가공으로 선회, 경영상 제조 부담의 무게를 줄이고 있다. ‘무게는 가볍게, 위험은 최소로’ 하면서 이익을 얻는 전략을 꾀하고 있는 것. 전국 각지 물류센터 운영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시황이 좋지 않음을 반증하고 있으며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강관은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경쟁이 심해 시장의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그나마 에너지용 강관 등 새로운 시장 외에는 마땅한 신규 수요처를 찾기도 만만치 않다. 강관은 자동차, 플랜트, 건설 분야 등에 쓰이는 중요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단가 경쟁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해 제조사들의 의지를 한풀 꺾이게 하고 있다.

결국 강관 회사들은 대량 생산을 하거나 특화 제품을 생산하는 두 가지 선택지를 고를 수밖에 없고, 양쪽에서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회사들은 경쟁을 서로 부추기며 시장의 발전은 커녕 제자리만 맴돌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강관 제조보다는 부동산 임대 수익에 전념하는 게 차라리 더 나을지 모른다는 웃픈(웃기면서 슬픈)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강관 시장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선 특색 있는 제품의 개발과 브랜드화가 필요한 시점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업계의 공동 성장을 위한 각사들의 선의의 경쟁 노력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지금과 같은 시황에서 선의의 경쟁은 말뿐인 외침이 되겠지만 제살 깎아먹기식 단가 경쟁에서 벗어나 더 늦기 전에 강관 업계가 중지를 모아 강관 산업의 발전을 위한 길이 무엇일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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