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이명화 기자
▲ 스틸데일리 이명화 기자
상반기 철강 제조업은 최고의 호황기를 보냈지만 수요산업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높은 원자재 가격과 앞으로 또 인상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여기에 원청에 대한 납품단가 협상 어려움으로 중소 제조업계는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8월 초 중소기업중앙회가 500여 개 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원자재 가격 변동 및 수급 불안정 관련 실태조사’만 봐도 타 원자재 대비 후판·냉연강판·선철 등 철강 원자재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원자재 가격 변동이 기업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제 기자가 만난 제조업 관계자들은 근황을 묻는 질문에 한숨이 먼저 나오기도 했다. 어떤 분은 잠을 못 이루겠다는 분도, 업을 접어야 할지 고민된다는 분도, 신규 수주를 하는 것이 옳은지 가치관에 혼란이 생긴다는 분도 있었다.

7월~8월 계절적 비수기와 맞물려 판매 부진과 주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따른 인건비 상승, 원부자재 가격 인상, 납품단가 동결이 제조업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특히 중소 제조사들은 원자재 생산 대기업에 대한 협상력이 낮아 가격 인상분을 원청 납품단가에 반영하기 어렵다. 납품단가 현실화가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비단 철강산업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지만, 미래 기업 경영의 청사진을 그리기 어려운 것만은 분명하다.

납품단가를 사실상 정해주고 있는 시스템 아래에서는 중소 제조업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반 성장과 상생 경영은 기업 한 곳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문제다.

인상되는 철강재 가격에 발맞춰 납품단가도 시기적절하게 반영된다면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은 한낱 메아리에 그치지 않고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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