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 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최근 시중 철근 유통시세가 제강사의 판매원가보다 상승하면서 일시적인 시장 정상화를 이뤄냈다는 인식이 시장 전반에 깔렸다.

어찌 보면 맞는 말이다. 유통단계를 거치면서 제품가격이 상승하고 유통업체들이 제품을 판매해서 남기는 이윤만으로도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정상화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틀어서 시장을 바라보면 이를 완전히 정상화된 시장으로 판단하긴 무리가 있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현재 국내 철근 유통시장에는 실제 현장에 들어가는 물량이 많지 않다. 재고가 부족한 부분도 문제지만 2분기 이후 가격상승을 노리고서 재고를 쌓아두는 업체들도 상당수다.

철근이 본래의 목적대로 건설현장에서 기초 건설자재로써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투자 혹은 투기의 수단으로써만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흡사 최근 열기를 띄고 있는 주식시장을 연상케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작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시세차익을 위해 여기저기서 제품을 사들이곤 있지만 추후 실제 현장 수요가 부족한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소위 말하는 ‘거품’이 꺼지고 피해를 보는 업체들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나아가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국내 철근 유통시장의 특성상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유통업체들이 도저히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이랬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만약 가격상승을 의식한 가수요에 불이 붙지 않았다면 유통시세는 제강사의 판매 원가를 밑돌았을 것이고 정상적으로 현장에 납품만 해서는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상황이 연출됐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대부분의 시기가 그러했듯 판매마진이 남지 않는 시장이 되풀이 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일단 원자재 가격 폭등이라는 이슈로 인해 시중 유통시세가 제강사 판매 원가 이상으로 오르긴 올랐다. 비록 제강사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높아진 원가에 대한 고민으로 어려운 시기지만 온전한 시장 정상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도 주의를 기울여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