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 스틸데일리 김영대 기자
H형강 시장이 최근 끓었다 식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수요보다는 가격적인 측면에서의 이야기다. 생산업체가 가격회복이나 인상에 대한 방침을 시장에 전달하면 그 시점부터 얼마간 유통가격이 소폭 상승하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금 고꾸라진다.

지난 6월부터 약 6개월 간 이러한 패턴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달 만 하더라도 월초 국내 생산업체들은 어김없이 가격정책을 내놓았고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지난달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앉았다.

유통업계에서는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가격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잃었고 심지어는 피로감까지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최종 소비자인 철골업체나 건설사들에게 제품을 전달해야하는 1차 유통업체들도 양치기소년이 되어버린 건 매한가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가격이 떨어지는 1차적인 원인은 부족한 수요에 유통업체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가격을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생산업체가 가격을 맞춰줄 것이라는 믿음이 저변에 깔려있다.

가격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낮은 반면, 마감할인에 대한 신뢰는 높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H형강 시장에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마감할인에 대한 믿음은 근거가 있다. 실제 지금껏 H형강 시장에는 가격정책을 발표하고 난 뒤 마감 시에 가격을 할인해주는 것이 관행처럼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후정산 제도의 폐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각설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생산업체가 아무리 가격회복이나 인상 방안을 내놓아봤자 시장에는 먹히지 않을 것이 뻔하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해서는 가격정책은 매번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생산업체들의 속내가 그저 현재 시장과 가격을 지키기 위한 것뿐이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겠지만 당장 제품을 판매하면서 생산업체나 유통업체, 최종 소비자까지 어느 누구도 가격을 알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시장을 발전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비장한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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