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철강협회(SEAISI)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생산능력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일 밝혔다.

SEAISI는 역내 연간 생산능력이 기존 5,000만 톤에서 향후 1억 5,100만 톤까지 확장되면서 과잉 생산능력이 6,000만 톤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과잉 생산능력 추정치인 6,000만 톤은 고가동률을 요구하는 일관제철소 건설만 포함했으며 전기로 관련 프로젝트까지 합치면 과잉 생산능력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생산능력 과잉 구도 형성의 원인으로는 각국 정부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가 지목됐다. 특히 제조업 분야의 FDI는 내수 충족, 수입의존도 감소, 지역 주민 고용, 기술력 향상, 정부의 세금 확보량 증가 등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정부의 유치 의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SEAISI는 말레이시아 등과 같은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FDI에 따른 신규 생산능력이 확장되면서 현지 철강 메이커의 수익성이 크게 약화됐으며 각국 철강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가능성도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각국 철강 메이커들이 이웃 ASEAN 국가로의 수출을 돌파구로 삼기 시작하면서 과잉 생산능력 문제가 지역 차원으로 불거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말레이시아의 경우 봉형강 공급 과잉 문제로 선재 수출량이 2019년 18만 5,000톤에서 2020년 1~5월 160만 톤으로 급증했다.

SEAISI는 과잉 생산 물량 소화, 지역 경쟁 심화 문제 등 때문에 메이커의 재정 손실이 커져 실직, 기업 폐쇄, 정부 세수 감소로 이어진다면 FDI가 지닌 경제적 의의를 상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각국 정부가 철강 생산능력 과잉 구도를 인지하고 생산능력 확장이 가져올 장기적인 영향을 검토한 뒤 FDI 유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SEAISI는 동남아시아의 철강 소비 성장률 4~5%를 감안하면 소비가 생산능력을 커버하기까지 20여 년이 걸리는데, 코로나19 여파로 2~3년 정도 지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철강 수요와 관련된 경기 회복을 살펴보면 베트남만이 올해 GDP 성장률 플러스 기록에 성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조기 진압, 인프라 부양책, 베트남으로의 중국소재 생산기지 이전, EVFTA, 중국 경제 회복 등이 베트남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2분기 건설 분야 성장률 7.6%를 기록한 태국의 경우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2020년 10월부터 2억 3,200만 바트(약 74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실시한다.

업계에서는 아유타야 국영철도 허브 건설 등 교통 인프라 확충이 태국의 관광 산업 진흥뿐만 아니라 철강 소비 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SEAISI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은 내수에 집중하고자 확장된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며, 베트남 다음으로 코로나19 타격이 적은 편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재확산 여부가 회복 정도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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